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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레

 

                         시인 고은

                        시선집 <마치 잔칫날처럼>중에서...

 

 

바람 부는 날

바람에 빨래 펄럭이는 날

나는 걸레가 되고 싶다

비굴하지 않게 걸레가 되고 싶구나

우리나라 오욕과 오염

그 얼마냐고 묻지 않겠다

오로지 걸레가 되어

단 한군데라도 겸허하게 닦고 싶구나

 

걸레가 되어 내 감방 닦던 시절

그 시절 잊어버리지 말자

 

나는 걸레가 되고 싶구나

걸레가 되어

내 더러운 한 평생 닦고 싶구나

 

닦은 뒤 더러운 걸레

몇번이라도

몇번이라도

못 견디도록 헹구어지고 싶구나

새로운 나라 새로운 걸레로 태어나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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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하나 희생하면 새로운 세상이 도래할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몸을 던지는 사건을 접하면 본인을 과대평가한 건 아닐까하고 생각해본다

걸레가 되어 더러움을 헹구고 새로운 곳으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몸을 바쳐 내 몸이 부서질 것이 아니라 내 평생 닦아야 한다.

그리고 연대를 통해 서서히 새로움을 맞이해야 한다.

그래야 새로움이 어색하지 않게 우리 삶에 물들수 있다.

 

저작권 문제시 바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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