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사는 사람
시인 박노해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중에서..
도시에 사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 가슴에 총을 품고 산다.
아무리 착한 사람도
아무리 지적인 사람도
가슴 깊은 곳에는 총을 품고 산다.
머지 않아 석유문명이 정점을 지나고
기후변화와 생태재앙이 몰아쳐올때
식량수입도 석유수입도 불가능해지면
굶주린 도시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
시골로 시골로 쳐 내려가
아무 쓸모도 없는 화폐와 현금카드를 내밀다
그마저 통하지 않으면 약탈을 시작하리라
굶어죽어가는 새끼들을 차마 볼수 없기에
가슴 속의 총을 꺼내 미친듯 살상을 하고
힘 없는 비개발국가의 식량을 강탈하고자
군대를 앞세워 침공을 시작하리라
솔직히 말하자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은 무얼 먹고 사는가
첨단 반도체를 씹어먹고 살것인가
서비스와 인터넷과 주식펀드를
씹어먹도 살것인가
내 손으로 벼 한포기 심지 않고
밀 한 줌 나무 한 그루 길러본적 없으면서
첨단 IT 와 생명공학과 선진금융이면
잘 먹고 잘 산다고 말해온 자들은
솔직히 말하자
지구시대에 내가 딛고 선 발밑에서
내가 먹고 마시고 입고 쓰는 것들을
누가 심고 기르고 캐 올리고 있는가를
도시의 나를 움직이는 모든 것이
비교경쟁이고 일상의 전쟁인데
비즈니스는 총만 들지 않은 전쟁이고
전쟁은 총을 든 비즈니스인데
나는 고백한다
글로벌 코리아 도시의 전사인 나는
가슴에 약탈의 총을 품고 살아간다고
나는 진보의 걸음에는 피가 철벅거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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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시인의 시는 시골에 사는 나에게 위로가 된다.
젊은 사람이 도시가 아닌 시골에 사는 경우 도시보다 많은 패배감에 시달린다.
그런 나에게 <도시에 사는 사람>은 위로이다.
농업개방화를 하는 사람에게 경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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