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점이 있는 누에
시인 나희덕
책 <교실 밖으로 걸어나온 시>중에서..
잠실에서 가장 두려운 적은 파리다
문을 단단히 닫으라던 어른들의 잔소리도
행여 파리가 들어갈까 싶어서였다
누에들이 뽕잎을 파도처럼
솨아솨아 베어먹고 잠을 든 사이
파리가 등에 앉았다 날아가면
그 자리에 검은 점이 찍히고
점이 점점 퍼져 몸이 썩기 시작한 누에는
잠실 밖으로 던져지고 마는 것이다.
네번의 담을 채우지 못하고
쫓겨난 누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허물어지는 몸을 이끌고 마른 흙에 뒹굴고 있던
끝내 섶에 올라 우화도 못하고
한 올의 명주실도 풀어낼수 없게 된 그들이
어린 내 눈에는 왜
잠실의 누에들보다 더 오래 머물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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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보면서 시작의 조심성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시작은 출발이라는 나아감의 느낌이 많지만 우리는 그 시작에 앞서 조심해야 합니다.
하나의 감정이 커지면 사랑이 되기도 하고
하나의 감정이 커지면 증오가 되어 사람을 지배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하나의 시작이 잘못된 행동이라면 다시 돌아오는 길을 멀리 만들기도 합니다.
잠실로 들어오는 파리를 경계하던 어른들의 잔소리가 생각난 시인처럼
본인은 시작에 앞서 조심하고
어른들은 아이의 시작에 앞서 조심성을 키울수 있도록 돕는 환경이야 말로 중요합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잠실의 누에보다 흙에 뒹굴고 있는 누에에게 시선의 머무는 시선도 중요합니다.
저작권 문제시 바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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