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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팻밥
시인 김종철
시집 <못의 사회학>
대패질을 한다
결 따라 부드럽게 밀려 오르는
밥은 밥인데 못 먹는 밥
당신의 대팻밥
죽은 나무의 허기진 하루
등 굽은 매형의 숫돌 위에
푸르게 날 선 눈물이
대패날을 간다
자주 갈아 끼우는 분노의 날 선 앞니
이빨 없는 불평은
결코 물어뜯지 못한다
먹어도 먹어도 배부르지 않는
대팻밥을 뱉으며
가래침을 같은 세상을 뱉으며
목수는 거친 나무결을 탓하지 않는다
시시비비
입은 가볍고
혓바닥만 기름진 세상
먹여도 먹여도 헛배 타령하는
대패질은 자기착취다
비껴온 세상의 결 따라
날마다 소멸되는 나사렛 사람
나의 목수는 밥에서 해방된 천민이다.
<바다개미 후기>
' 목수는 거친 나무결을 탓하지 않는다' 시인의 말처럼 오늘의 하루동안 생긴 힘듬도 대팻밥이라 생각하고 넘겨야 겠습니다. 대팻밥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나아가는 목수의 정신 되새겨 봅니다.
* 해당 시의 저작권은 시인에게 있습니다
* 저작권 문제시 바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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