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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의 눈
시인 강정
시집 <귀신> 중에서
병이 깨지자
자잘한 유리들이 발톱을 세웠다
둥글고 매끄럽던 세계가 뾰족한 가시의 숲으로
투명하게 이지러진 팔차원의 흉기로 변한다
따끔거리는
사물의 모든 흉곽이 뒤집어진
어둠이 밝음으로
구체가 수직으로 곤두선,
태양 반사광이 시린 실명의 빛으로 거듭나는
세계의 숨은 그림
병의 더 깊은 형태는 자디잔 유리알들의 난반사다
지워진 너는 그곳에서 더 빛났다
하나에서 천 마디 만 마디로 분절된 유리의 눈으로
<바다개미 후기>
살면서 느끼는 건 새로운 도전으로 하고 실패도 하고 넘어지면서 내가 깨진다는 느낌을 이따금 받습니다.
외력에 의해 깨지기도 하고 내력에 의해 깨지기도 하지만 시인의 말처럼 '유리알의 난반사'처럼 깨진 조각들이 빛날 것을 믿습니다.
* 해당 시의 저작권은 시인에게 있습니다.
* 저작권 문제시 바로 삭제하도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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