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이면 달라질 줄 알았다.
이동귀 지음/ 21세기 북스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소제목에 끌려서 였다. ‘관계에서 상처받고 나에게서 탓을 찾는 섬세한 사람들의 공감이야기’ 바로 나는 그런 사람이다. 모든 갈등의 원인은 네 낫으로 돌리는 소심한 사람이자 자존감이 부족한 사람이다.
이런 나에게 이 책은 해결책을 내려 줄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해결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서른이 되어서도 불완전 하며 성격이 바뀔 수 없는 것처럼 나 또한 상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고민하고 상처 받는 포인트가 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누군가를 배제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하지만 그와 함께 하는 것은 훨씬 가치 있는 일이다. 피하지 말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다가서라!” 도입구의 말처럼 우리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나와 맞는지 판단하고 함께 보다는 배제를 먼저 배운다. 이는 외로워지는 길이며 어쩌면 돌이킬수 없는 관계의 시작일 지도 모른다. 가지 말아야 할 이 길에서 이 책은 그 사람의 심리 그리고 나의 심리를 설명함으로 써 한 번 더 고민하게 만든다.
“심리학에서는 이렇게 나를 주어로 시작하는 문장으로 대화하는 것을 ‘나 전달법’이라고 합니다. 이런 문장은 특히 내 쪽에서 화가 났을 때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반면에 힘든 일을 경험한 사람에게 이야기 할 때는 상대방을 주어로 하는 문장을 사용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예를 들어 ‘네가 ~하기를 바랐을텐데 정말 속상하겠다.’라는 식이며, 이런 대화법을 ‘너 전달법’이라고 합니다. ”
내가 화날 때 나의 감정을 솔직하게 전하는 것이 얼마나 상황을 풀어가는 데 큰 힘을 발휘 한다는 건 알기에 두 전달법은 전달은 물론이고 공감을 불러일으킨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말처럼 누구에게나 쉽게 상처받는 지점이 있고 이를 미리 알지 못하면 상대를 불쾌하게 만들 수 있지만 그때의 의도없음과 감정을 제대로 전달한다면 관계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
“상대방은 한 술 더 떠서 언제 호의를 베풀어달라고 요구했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릅니다. 물론 당신은 이런 말에 더 화가 나겠지요. 의도 한 것은 아닐지라도 당신의 호의가 상대방으로 하여금 건강한 인간관계에 필요한 책임감을 배우지 못하게 하거나 자신의 선택을 책임질 기회를 갖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
나는 이 주제에 제일 공감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풀고 상대방이 나를 배려하지 않으면 기분이 상했다. 나는 너를 이렇게까지 배려했는데 ‘너는 나와 생각이 다른가 보네’하고 상처 받았다. 이는 남녀뿐만 아니라 내가 시작하는 모든 인간관계에서 적용되었다. 상처를 받으면 나는 뒤돌아보지 않고 바로 돌아섰다. 그렇게 나는 서툰 방식으로 나를 지켜갔지만 이는 인간관계 시작에 있어 많은 걱정을 만들어 냈다. 이런 나에게 저자는 이런 식의 호의 베풀기는 그만 두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한다. 상대방이 내가 호의를 베풀 대상인가를 구분하지 못한다면 나와 같은 사람들은 상대방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는 연습을 함과 동시에 호의를 우선 내려놓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나의 심리학에 대한 분석과 더불어 적용해 볼 수 있는 실습지도 포함되어 있다. 나의 구체적인 상황을 써 내려감으로 상황을 보다 객관적으로 분석할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나는 이 실습지를 쓰지 않았다. 모든 실습지에 쓸 만큼의 고민이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나의 고민이 쓰는 순간 분석되는 것이 싫었다. 나의 고민이 무엇인지 안 것만으로 난 만족한다.
이 책의 마지막 문구처럼 당신의 어떤 사람인지 타인이 정의하도록 두지 말고 삶에 관한 전문가를 나임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타인이 아닌 내가 보는 나에게 조금 더 집중해야 한다. 서른이 되어도 여전히 불안하고 서툰 것들 투성이 지만 나는 지금 있는 그대로는 다독이면 가야함을 알기에 오늘도 내일도 하루를 보낸다.
* 굵은 글씨는 본문 내용의 일부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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