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강세형 , 김영사
나에게 책은 위로이다. 힘들때 일수록 책을 찾게 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불행하게도 줄거리보다 공감하는 문구에 집착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혹자는 겉핣기식의 책읽기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나에게 책은 위로이기에 이 독서법이 나에게는 맞는 방법이다.
요근래 안 힘들었던건 아니지만 공부한다는 핑계로 책을 놓은지 1년, 다시 직장을 다니면서 나는 책을 잡았다. 이는 책에서 지식보다는 위로를 얻는 나에게 지금은 힘든 시기임을 말해주기도 한다. 그렇게 힘든시기에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를 만났다.
라디오 작가 강세황의 글은 짧지만 공감가는 구절이 많다. 우리네 삶을 들려주는 라디오처럼 담담이 글을 풀어나간다.
"그때였다.
'나는 지금 열일곱의, 아니 서른의 세상밖엔 볼수 없으니까'
그말이 나를 다독여 주는 것만 같았다."
나는 서른 쯤의 세상을 살고 있다. 남들과 비교하면 느리고 서툰 세상이다. 그리고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 다른 사람이 볼때는 별거 아닌 시기일지 몰라도 나는 온 힘을 다해가며 하루를 살아간다. 온 힘을 다한다는 게 맞는 표현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하루를 보내는 건이 아니라 견딘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건 어쩌면 온 힘을 다해 하루를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문구를 읽으면서 나도 나를 다독여 주고 싶었고 또한 이 또한 지나가면 괜찮아 질꺼라는 것을 믿고 싶었다.
"마르기 전의 오징어는 그렇게 냄새가 강하지 않다.
바닷바람과 햇빛을 적당히 잘 받아 바짝 말라야만
자신의 진한 체취를 갖게 되는 오징어.
.....
지금 자신 또한
자신만의 진한 체취를 갖기 위해
바닷바람과 햇빛의 공격을 견뎌내고 있다는,
아니 견뎌내야만 한다는 , 그런 생각을."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내가 공감한 문구 들이 하나같이 '내가 지금 힘들구나'를 느끼게 한다. 그리고 '견뎌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구나도 느껴진다. 그러면서 나는 왜 책을 읽으면서도 현실에 얽매여 있나 자책이 든다. 그러나 나는 안다. 독서가 도피가 될 수 없고 다가오는 내일이 나에게 현실임을 안다. 그렇기에 견뎌내야만 내가 나를 키워낼수 있다.
모든 걸을 해 주는 사람, 그 사람은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고 있지만 정작 다른 사람들은 그 사람이 점점 주변사람들을 무능하게 만들어버린다고 생각하고, 그리고 그 사람은 내가 함께 있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을 가지게 된다.
그 사람은 힘든 일을 내색하고 싶지 않았고 걱정거리를 만들고 싶지 않았을 뿐인데. 결과적으로 주변에 사람들이 있을 틈을 주지 않았다. 세상은 살아갈수록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관계에 따라 어떤 때는 믿음직하다고 평가받는 행동이 상황이 바뀌면 "저 사람은 혼자가 편해 보여"가 되어버린다. '이렇게 행동해야 돼'라는 기준은 없다. 때에 따라 변하는 상황에 나를 지키면 서 살아가는 것뿐 다른 방법은 없다.
"시간은 흐르고 있는데, 나이는 먹어가고 있는데,
나는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제자리에서 발만 동동 구르며 살것인지
초조하고 불안하고 그래서 괴롭고
....
어떤 책에서 이런 글을 본 기억도 난다.
'꿈이 죽어가는 첫번째 징후는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언젠가 지나치게 바쁜 듯한 내 일상을 쿠덜거리던 내게
한 선배는 이렇게 말했다.
"다 할 수 있대.
시간이 없어서 할 수 없는 건 세상에 아무것도 없대
다만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가장 쉽게 나를 속일 수 있는 핑계 일 뿐이라더라."
나도 나를 얼마나 속여가며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현실에 초조해 하면서도 현실을 바꿀 작은 행동도 하지 않는다.
초조해 하기만 할 뿐 나는 아무것도 안하는 비겁쟁이 되고 있다. 오늘 나의 위시리스트 써 봐야 겠다.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 그걸 아는것이 먼저이다.
"'용감한 영웅을 그릴 때
주인공의 마음에 약점이 크면 클수록 그 용기가 크게 표현되죠.
처음부터 강한 사람은 어디까지나 강자 일 뿐
용감한 자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내 자신,
적어도 내 자신을 감동시킬 만큼의 성공담엔
어쩌면 지금 내 약점이 조금은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그 약점에 내가 굴복해버리지만 않는다면."
내가 내 인생의 영웅이 되려면 그 약점에도 불구하고 이겨냈다 되야 하는데 나는 약점에 자꾸 움츠려만 든다.
그 약점에도 불구하고 나아가는 인생 살아볼수 있을까?
그런 힘이 나에게 있는 건지 곰곰히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을 덮으면서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색한 것도 , 서툰 것도 많고 사람에게 어떻게 대해야 할지 이렇게 하면 오해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소심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내 인생 어디로 가고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궁금증도 들지만 비겁하지 않게 살수 있으면 좋겟다 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나를 다독이면서 그리고 남도 다독이면서 천천히 그리고 주변도 바라보면서 화려하진 않아도 소박하지만 초라하지 않게 살아가고 싶다.
* 굵은 글씨는 본문내용의 일부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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