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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는 당나귀 답게

 

아네즈 네신 지음 / 이난아 옮김 / 이종균 그림/ 푸른 숲

 

풍자로 유명한 터키 작가 아네즈 네신의 단편집. 이 책에 실린 14편의 우화들 역시 세상의 풍경을 신랄하면서 우스꽝스럽게 표현한다. 우화를 통한 풍자가 더욱 와 닿는 건 사람이라는 규정을 버림으로써 더 쉽게 친근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아네즈 네신의 풍자는 2014년을 사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담고 있기도 하다.

그중에서 몇가지를 같이 살펴 보고자 한다.

 

1.위대한 똥파리

 

유리밖 세상이 궁금한 똥파리 모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계속 탈출을 꿈꾼다. 모두들 유리를 뚫고 탈출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말하지만 똥파리의 시도는 계속된다.

"네가 불쌍하구나. 얘야, 유리를 통과하지 못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 왜 그렇게 자꾸 몸을 부딪히는 거냐?"

그 저돌적인 젊은 파리가 말했다.

"하지만 희망이 있잖아요. 저의 이 시도는 희망을 나타내는 거예요. 밖이 환한 이상 희망을 버릴 수 없어요."

"하지만 너는 절대로 유리 저편으로 통과할 수 없어. 그건 불가능한 일이니까."

"알아요. 통과하지 못한다는 거. 하지만 알 수 없잖아요. 이렇게 하다 보면 언젠가는 통과하게 될지도... 만약 제가 통과한다면요?"

늙은 파리는 잔뜩 화가 나서 소리를 버럭 질렀다.

"이 바보야, 통과할 수 없다니까!"

 

이는 현실에서 나아가려는 젊은이의 도전과 그 도전을 말리려는 어른들의 얘기를 통해 탈출이란 어쩌면 유리에 부딪치는 고통보다 어른의 만류를 이기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2. 무화씨의 꿈

 

무화씨의 꿈은 종족번식을 위해 많은 씨앗을 퍼트리는 무화씨의 이야기이다. 위험한 현실에서 자신들이 살아남는 건 많은 씨앗을 퍼뜨려 살아남는 개체를 늘리는 방법뿐이라는 현실을 담고 있다.

풀이나 나무뿐 아니라 동물들의 경우에도 우리와 같은 방법으로 종족을 보호하고 유지하는 것들이 있어. 딱히 힘이 세지 않거나 뚜렷한 방어 무기가 없는 나약한 동물들 말이야. 그들에겐 공격해 오는 적이 많을 수밖에 없단다. 그래서 그들도 새끼를 아주 많이 낳아. 그래야 그 중에서 살아 남는 놈들이 생기니까. .

  

나약한 동물 그리고 무화씨를 비록한 식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저마다의 생존방식을 이야기 한다. 나약하다고 자신을 지키는 것마저 포기하는것이 얼마나 더 나약한 것인지 무화씨의 이야기를 빌려 이야기한다.

 

3. 미친사람들 , 탈출하다.

 

정신병원을 탈출한 미친사람들에 의해 정부가 점령된다. 그들은 그들만의 방법으로 통치를 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미친사람들의 정부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안정화를 찾아간다. 오히려 미치지 않은 사람들의 몸부림이 미친사람처럼 보일 뿐이다. 그 이후에 미친사람들은 정신병원으로 돌아간다.

 

이는 정상과 비정상이라고 의미를 규정짓는 것이 얼마나 허무한 일인지 보여준다. 무엇보다 사람에 있어서 정상이 아니라는 기준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그 규정이 어쩌면 인간의 폭력을 정당화하려는 몸부림은 아닐지 생각하게 한다.

 

그밖에 거세된 황소가 우두머리가 되는 이야기는 인간의 이기심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이외에도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당나귀는 당나귀답게>를 풍자를 통해 작가는 우리네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 초록색 글씨는 본문 내용의 일부임을 알려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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