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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의 눈

           시인 권혁수

           시집 <빵나무 아래>중에서...

 

알고 있니?

순대국집에서 새우젓을 젓가락으로 집어 올릴 때

새우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는 거

 

생각해 보았니?

깍두기 조각과 순대를 허기진 이빨로 잘근잘근 씹는 동안

새우가 두 눈 또렷이 뜨고 꼬리 한번

치지 않았다는 거

 

본적 있니?

너의 푸념과 한탄 일일이 다 들어주고

네가 기어서 빠져나온 도시의 밑바닥 같은 서해 갯벌

짜디짠 소금에 절어

세상 모든 게 다 삭아지더라도 결코 삭지 않는

마침표 하나

 

상상해 보았니?

네 쓰라린 속 다 들여다 봐주고 그 속

훌훌 다 풀어주고

말똥말똥 다시 돌아가는

먼 바다의 내시경을

 

-----------------------

 

새우젓의 새우를 보고 한 사람의 생애와

바다를 떠올릴 수 있는 건 시 만의 특별함일지도 모른다.

 

어떤 말과 그림으로 이런 그림을 독자에게 선물할 수 있을까.

권혁수 작가님의 시를 보며 시의 위대함을 확인하다.

 

저작권 문제시 바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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