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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 마시는

                 시인 한미영

                 시집 <물방울 무늬 원피스에 관한 기억> 중에서

 

녹차 티백을 넣고

물을 붓는다

한지에 꽁꽁 묶인 찻잎들

꼬르륵 꼬르륵

녹색 비명을 토하며

메마른 욕망을

천천히 드러낸다

가느다란 실이

침묵으로 비어져 나와 있다

촉촉해진 한 시진(時辰)

잠겨 기다린다

 

저 실 한 가닥!

 

맑게 우려진 녹차와

찻잔 밖 씁쓸한 나를

다시 묶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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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한 녹차티백도  꽁꽁 묶인 찻잎들을 우려내려면

한 시진을 기다려야 녹차를 맛볼 수 있는 것이  이치인데

찻잔 밖 현실을 살고 있는 나는 풀어낼 곳도 우려낼 곳도 찾지 못한다.

이리 저리 온 몸을 꽁꽁 싸매고 살아가느라 나는 비명만을 토할 뿐이다.

농축도 과하면 독이 되어 먹을수 없을 진데

싸매기 만하는 나도 사람들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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