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SMALL
녹차 마시는
시인 한미영
시집 <물방울 무늬 원피스에 관한 기억> 중에서
녹차 티백을 넣고
물을 붓는다
한지에 꽁꽁 묶인 찻잎들
꼬르륵 꼬르륵
녹색 비명을 토하며
메마른 욕망을
천천히 드러낸다
가느다란 실이
침묵으로 비어져 나와 있다
촉촉해진 한 시진(時辰)
잠겨 기다린다
저 실 한 가닥!
맑게 우려진 녹차와
찻잔 밖 씁쓸한 나를
다시 묶고 있다.
-------------------
간편한 녹차티백도 꽁꽁 묶인 찻잎들을 우려내려면
한 시진을 기다려야 녹차를 맛볼 수 있는 것이 이치인데
찻잔 밖 현실을 살고 있는 나는 풀어낼 곳도 우려낼 곳도 찾지 못한다.
이리 저리 온 몸을 꽁꽁 싸매고 살아가느라 나는 비명만을 토할 뿐이다.
농축도 과하면 독이 되어 먹을수 없을 진데
싸매기 만하는 나도 사람들도 안타깝다.
저작권 문제시 바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제 글에 공감하신다면 엄지손가락을 눌러주세요
저의 새로운 글이 궁금하시면 구독을 눌러주세요.
반응형
LIST
'개미 시로 말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새우의 눈-시인 권혁수- 새우로 삶과 바다를 말하는 시의 거대한 힘 (0) | 2013.12.10 |
---|---|
시-수라- 시인 백석- 다른 나라에서 온 그들의 가족을 걱정하다. (0) | 2013.12.10 |
시-그리운 환청- 시인 이안 - 안부에 가던 길 버리고 앉다. (0) | 2013.12.10 |
시-우리집에 와서 다 죽었다-시인 유홍준 - 감정의 메마름이 곧 죽음이다. (0) | 2013.12.10 |
시-의자- 시인 이정록 - 가족은 서로에게 의자가 되어 늙어간다. (0) | 2013.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