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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
시인 김기택
시집 <소> 중에서....
노인은 어두운 방 안에서 혼자 놓여 있다.
며칠 전에 딸이 사놓고 간 귤
며칠 동안 아무도 까먹지 않은 귤
먼지가 내려앉는 동안 움직이지 않는 귤
움직이지 않으면서 조금씩 작아지는 귤
작아지느라 몸속에서 맹렬하게 움직이는 귤
작아진 만큼 쭈그러져 주름이 생기는 귤
썩어가는 주스를 주름진 가죽으로 끈질기게 막고 있는 귤
어두운 방 안에 귤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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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방안에 있는 포도와 복숭아를 보면서 이 시가 생각이 났습니다.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는데 맹렬히 움직이고 있는 귤
처음에는 같은 과일이라는 공통 관심가로 이어 왔는데
집에서 글을 쓰고 있는 저에게도 해당하는 글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아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상황 인지라 남들 눈에는 움직이지 않는 것 처럼 보이지만
저의 내면은 보이는 것 만큼 고요하지가 못합니다.
귤처럼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내면과 싸우고 계신 분들에게 응원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작권 문제시 바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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