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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가 되어 인간을 밀어라

            일본근대문학의 최고 작가 나쓰메 소세키 서간집

             이요시 유키오 엮음 , 이종수 옮김 , 미다스북스

<책소개>

소세키가 여러 지인들에게 보낸 149통의 편지글을 골라 엮은 책. 소세키의 서간은 왕성한 필력과 함께 성실한 심정의 토로, 허심탄회하게 솔직한 표현, 받는 사람의 가슴에 사무치는 말솜씨 등으로 그의 인감됨과 사상을 전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편지에서 자기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존경의 마음을 담아, 걱정과 회한의 감정을 담아, 때론 상대를 호되게 질책하고, 때론 섭섭한 마음을 있는 그대로 토로한다.또한 독자나 문하생들과의 교유를 통해 작품을 설명하기도 한다. [아사히 신문] 문예란 개정 사건이나 문예란 폐지의 곡절 등 점점 깊어 가는 세대간의 갈등과, 독자들에게 정성을 기울여 답장을 보내는 작가의 인간미도 엿볼 수 있다.

 

 

<바다개미 후기>

 

문단에 서서 자신의 뜻을 꺾지 않으려는 욕심이 있다면 무엇보다 사상을 함양해야 하네. 사상을 먹고 또 먹어 배가 가득 찬 뒤에는 바로 붓을 휘둘러 그 생각하는 바를 서술함에 패연취우(沛然驟雨 - 억수같이 쏟아지는 소나기)와 같이 갑자기 대하가 바다로 쏟아지는 기세가 있어야 하네. 문장의 법칙 같은 것은 다음에 다음에 생각해야 하는 일로 Idea itself의 가치보다 소중한 것은 그다지 없을 걸세.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개성을 지키려면 무엇보다 개인이 가진 사상이 확고해야한다. 고집이라고 말하면 한우물처럼 보이지만 그보다 사상을 먹고 키워 자신만의 바다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어디로 물이 들어오든 나의 물이 되어야 하고 넘치려거든 밖으로 내 보내야 한다. 그래야 나의 개성을 지킬수 있다.

 

타인은 결코 자기보다 탁월한 사람이 아닐세. 또 결코 자기보다 열등한 사람도 아닐세.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나는 이런 미움으로 다른사람을 대하고 있네.

  

권력이나 재산으로 사람을 줄 세우는 세상에서 위의 말은 어려운 숙제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알아가는게 있다. 내가 가지고 싶어 하던 걸 가진 사람만이 부러울뿐 다른 건 도토리 키재기이다. 오히려 많은 걸 가지고도 불평만 하는 사람을 보면 나보다 더 작아 보인다.

  

세상을 무서워해선 안되네. 태어난 세상이 무서워서야 살아 있는 것 자체가 괴로움 아닌가.

나는 자네에게 좀 더 대담하라고 권하네. 세상을 무서워 말라고 권하네. 가슴을 펴고, 내앞에 천만명이 있다 해도 나는 간다는 근성을 기르라고 권하고 싶네. 천하는 자네 생각처럼 무서워 할 대상이 아닐세. 이외로 태평하다네. 어쩌다 한 군데 정도를 빼고는 무섭지 않다네. 어디를 가든 무섭지 않다네. 승진과 월급 인상 말고 인생의 목적이 없다면 혹시 무서울것일지도 모르나. 천하의 신비 한 시대를 풍미하는 학자 정도라면 그 보다 더 합당한 이유를 찾아야 부끄럽지 않을 걸세. 

 

꿈을 꾸라는 말과 현실과 타협하라는 말이 넘쳐나는 글속에서 나는 소처럼 끝까지 간다는 마음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 현실과 타협하면 멈추게 될것이도 꿈만 꾼다면 딛딜 땅이 없어 넘어질 것이 뻔하기 떄문이다. 소처럼 한발 한발 나아간다면 세상은 조금 덜 무서운 존재가 된다.  

 

나는 혼자 힘으로 갈데까지 가서, 그곳에서 쓰러져 죽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진정한 생활의 의미를 알수 없다. 보람이 없다. 살아 있어도 죽을 것이나 진배 없다. 나의 생활은 하늘에서 받은 것. 그 생활의 의의를 절실히 맛보지 않고는 아까워 견딜수 없다. 돈을 보마 맘을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돈이 있어도 그 만큼 쓰지 않으면 돈을 이용했다 할수 없는 것처럼. 천수의 생명을 있는 만큼 이용해 자기가 정의라고 생각하는 곳에 한 보라도 다가서지 않으면 하늘의 뜻을 헛되이 하는 것이다.  

 

돈을 버는 이유도 쓰기 위함이 많다. 저축하라 하지만 이 또한 미래에 쓰기 위함이다.

나의 오늘도 내일에 쓰기 위함이다. 그러나 삶은 오늘 써야 저축도 되는 희한한 물건이다.

오늘의 경험이 내일의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오늘은 살아라. 그것이 삶의 저축이다.

  

소가 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일세. 우리는 어떠하든 말이 되고 싶어하지만, 소는 원만해선 될수 없네. 나같이 늙고 교활한 사람이라도, 소와 말이 교미하여 잉태한 아이 정도일세.

서둘러서는 안 되네. 머리를 너무 써서는 안되네. 참을성이 있어야 하네. 세상은 참을서 앞에 머리를 숙인다는 것을 알고 있나? 불꽃은 순간의 기억밖에 주지 않네. 힘차게. 죽을때까지 밀고 가는 걸세. 그것뿐일세. 결코 상대를 만들어 밀면 안되네. 상대는 계속해서 나타나게 마련일세. 그리고 우리를 교만하게 한다네. 소는 초연하게 밀고 가네. 무엇을 미느냐고 묻는다면 말해주지. 인간을 미는 것일세. 문사를 미는 것이 아닐세.

 

성급한 마음이 들지 않고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나만의 길을 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그것을 죽을 때까지 해야 된다니 가보지 전에 주저 앉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있다. 삶의 목적이 나의 행복이 아니라 돈이나 명예나 권력등 하나의 치중한다면 하나를 이루면 다른 목적이 생겨 난 평생 만족감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총론>

편지는 수필이나 소설이라는 장르가 가지는 한방향의 문학이라가 아니다. 양쪽이 대화함이 목적이다. 나쓰메 소세키는 이 책에서 듣기 좋은 말만 하지 않는다. 때로는 불평을. 때로는 충고를 그리고 삶을 진솔하게 털어놓는다. 그리고 그는 사람과 어울리는 것도 좋아하지만 삶의 대부분을 책을 보고 쓰고 있는 다독가 이다. 조금은 까칠하면서 의로움이 글속에서 보인다. 그는 소가 되어 밀고나가는 인생을 살았을까.

 

굵은 글씨는 본문의 내용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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