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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면 가끔
시인 문인수
시집 <배꼽> / 문인수 시집 / 창비
저녁이면 가끔 한 시간 남짓
동네 놀이터에 나와 놀고 가는 가족이 있다
저 젊은 사내는 작년 아내와 사별하고
딸아이 둘을 키우며 산다고 한다.
인생이 참 새삼 구석구석 확실하게 만져질 때가 있다.
거구를 망라한 힘찬 맨손체조 같은 것
근육질의 윤곽이 해지고 나면 가장 뚜렷하게 거뭇거뭇 불거지는
저녁 산. 집으로 돌아가는 사내의 우람한 어깨며 등줄기가
골목어귀를 꽉 채우며 깜깜하다
아이 둘 까불며 따라 붙는 것하고
산너머 조막손이별 반짝이는 것하고 똑같다.
하는 짓이 똑같이
어둠을 더욱 골똘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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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생각>
가족을 먼저 떠나보내고 남은 가족들의 슬픔이 시인의 표현처럼 조막손이별이 되어 반짝인다.
반짝임이 빛나는 것을 넘어 눈물 흐르듯 빛나서 더욱 어둠을 골똘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 해당 저작권 문제시 바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 도서 정보는 예스 24 참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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