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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림질
시인 전영관
책 <아가야, 엄마는 너를 기다리며 시를 읽는다> 신현림 엮음 / 걷는나무
늦은 저녁 설거지를 끝낼 시간
아내의 손길이 지나는 셔츠는
반듯하고 새 옷처럼 산뜻하다
아내가 다림질하는 것은
가장의 주름지고 고단한 하루가 아닐까
억눌리고 답답한 심사를
올곧게 펴주는 게
지난 가을 큰 맘 먹고 산 비싼 셔츠와
할인점서 산 싸구려 몇 벌을
하나하나 매만지고 깃을 세우며
아내는 지금 나를 다림질한다
든든한 다림판 위에서
처진 내 어깨도 씩씩하게 세워 주고
구부린 팔꿈치로 바로잡아주는
아내는 지금
나를 치료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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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다림질하는 모습에서 힘든 하루의 고단함을 풀고 감사함을 느끼는 남편의 따뜻한 시선에 눈길이 갔습니다.
상대의 행동이 예뻐 보이는 건 애정을 기반으로 하기에 가능한 일이죠.
이 부부가 얼마나 서로를 위하며 알콩달콩 살아갈지 짐작이 갑니다.
* 해당 저작권은 시인에게 있습니다.
* 저작권 문제시 바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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