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 꽃지에서
시인 최진호
시집<바다야, 너도 울어라>
지금 안면도 꽃지에는
일몰 일출 관광객이 모여들지만
갯바람 몰아치고 불빛도 주인도 없는
상가 창문이 유령소리를 내면서
길거리를 나뒹굴며 울부짖고 있는데
귀곡성이 을씨년스럽게 들려온다
물고기 없는 바다에서
조개도 잡을 수 없는 어부가
장사라도 해보겠다고 나서보지만
태안 기름 사고로 파리 날리고
이따금 찾아든 관광객은 불나비처럼
반짝거리는 펜션으로 달려간다
소주병에 새우깡 들고
해변가에 앉아 소주 한 잔에
새우깡 하나 하늘 한번 쳐다보고
실성한 듯 담배 연기 내뱉더니
바다 향해 침을 뱉는다 기름 냄새에
울렁거리던 바다도 구토를 한다
오염에 찌든 어부의
까만 몰골이 머릿속에 박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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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아픈 이유는 사람들 때문이다.
여름휴가에 사람들은 바다로 모여들지만 정작 그들이 보고 싶은 바다는 물이 아니라 사람이며 즐거움이다.
쉽게 쉽게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과 성업중인 상가들은 쓰레기를 내뿜는다
그 덕분에 바다를 기대서 사는 사람들은 터전을 세척하느라 힘이 들고
그 터전에 기대서 살기에 퍽퍽해 진다.
그런 사람들에게 태안 사고는 치명타를 날렸다.
일순간의 실수라기엔 너무 많은 사람들과 아이들이 오랜기간 지금 까지도 영향을 받고 있다.
자연은 우리의 것이 아닌 우리의 배경이다. 그 배경을 더럽히는 행위는 누구를 막론하곤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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