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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때리는 사람들

                          시인 강성은
                           시집 < Lo -fi > 중에서

말을 탄 적 없는데
말을 본 적도 없는데

언제부턴가 나는 말을 때리고 있다
이 매질을 멈출 수가 없다

누가 명령했을까
더 세게 때려야 더 빨리
더 더 먼 곳으로 간다고

말의 얼굴을 눈을 슬픔을 보지 않으려고
말의 뒤에서
나는 말을 때리는 사람이 되었지

말을 때리는 소녀는 자라서
말을 때리는 노인이 되고
말을 때리는 이웃이 되고
말을 때리는 밤이 되고

말을 때리라는 목소리가 되고
보이지 않는 말을 만들어 내는 믿음이 되고

말이 얼마나 큰지
말이 얼마나 오래 달리는지
말을 때리는 소녀는 아직 모른다.

출처 : 예스 24



달리는 말과 입에서 나오는 말을 소리만 같을 까 아님 다른 말일까.
말을 길들일 때 때리면 때릴수록 흉폭해지고 강도를 올려야만 말을 듣는다는 건 누구나 압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도 거치고 센 말일수록 파급력이 있고 멀리 갑니다.
예전에는 기사 제목에서 찾을 수 있었고 요새는 유튜브 제목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올 4월에는 국회의원 선거가 있으니 그때도 볼 수 있겠죠.
내가 사용하는 말이 누군가를 때리거나 거세게 사용되지 않는지 반성하루입니다.


* 해당 시의 저작권은 시인에게 있습니다.
* 저작권 문제시 바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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