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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랜 유전

 

 시인 조성국

시집 <슬그머니>중에서..

 

당신 밥마저 덜어주며

체하지 않도록 등도 다독여주던

애비의 눈치를 보았다.

무심코 밥알 흘릴 때며

어김없이 날아오는 애비의 종주먹에

떨어진 밥풀떼기를 급히 주워 먹던 습속이

빈번하게 발동되곤 하였다.

 

몇 날 며칠 잠 안 재우며 취조하던

대공부실 조사실에서 국밥을 먹으면서도

아내가 될 여자의 부모와 첫 대면하는

한정식 집에서도 나이 답지 않게

뇌출혈로 급사한 친구의 초상집에서도

무연히 흘린 밥알을 즉시

손끝에 찍어 입 속으로 넣던 내가

 

여느 날과  같이 잔업 마치고 늦은 밥상에서

코 훌쩍이 아들의 이마를 향해

잔뜩 힘을 준 종주먹을 냅다 뻗었는데

그보다 훨씬 빠른 것은

제 이마를 팔뚝으로 가로 막고

밥알을 잽싸게 주워 먹는 녀석의

날쌘 동작이었다.

 

<바다개미 추천이유>

 

녹록치 않은 현실에서 나를 지켜내던 습관이

내 아들도 지켜주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을때

기특하면서도 살아갈 인생이 걱정으로 다가옵니다.

자신을 닮은 아이의 인생을 조심은 안전하게 지켜주는 일

그 일이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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