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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정체성에 대한 고백함

 

시인 김남극

시집 <하룻밤 돌배나무 아래서 잤다>중에서.

 

말하자면 나는 원시인에 가깝다.

산을 보면 산나물의 분포를 가늠하느라

위아래를 훑어보고 능선과 골을 가로지르는 식생대를 살펴보고 고도와 방위를 재어보고

봄이 오면 꼭 저 어디쯤 나물을 뜯으러 가보리라 다짐한다.

 

또 나는 수렵인에 가깝다.

정선 가는 길을 나서 여러 겹으로 허리를 집어 흐르는 오대천을 보면서

메기낚시 하기 좋은 곳과 족대로 퉁가리나 기름종개 잡을 곳을 생각하다가

자주 중앙선을 넘기도 하면서

모내기쯤이나 상강쯤 고기 잡으로 다닐 생각에 빠져

경건한 숲과 완고한 절벽을 보지 못한다.

 

또 나는 원주민에 가까워서

골짜기 마가리까지 치뻗은 비탈길이 묵는 걸 아쉬워하고

떠난사람의 흔적도 지워져 추녀가 내려앉은 헌집을 건너다보며

살던 이의 흰 고무신과 감자구박과 이가 빠진 밥그릇을 생각하다가도

뒤란에 핀 뚝 감자꽃을 보며 꽃 지면 뚝 감자 캐러 갈 산뜻한 기대에 몰래 즐거워하기도 한다.

 

내가 원시인이고 수렵인이고 원주민인건 분명한 일인데

요즘은 자꾸 화전민으로 변해가는 나를 보며 자주 놀란다

어디론가 가야 할 듯하고

새 사람을 만나야 할 듯하고

새로 아이를 낳아야 할 듯하고 또

이 삐걱거리는 생활도 갈아 끼워야 할 듯하다.

 

 

<바다개미 추천이유>

 

저도 요새 제가 잘 살고 있는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2014년 내안에 행복을 찾아보자 맘을 먹었는데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나만 뒤처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밖에서 무언가를 지금까지 찾지 못했으면서 또 밖으로 시선이 가는 건 왜 일까요?

다른사람의 삶은 색깔은 가진것 같고 나만 무채색인것 같은 생각은 왜 드는 건지?

 삐걱거리는 생활판 흔들리지 않게 좀더 고정하고 가야겠습니다. 

 

 

시인과 출판사에 저작권이 있으며 문제시 바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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