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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노동자

시인 고은

시집 <마치 잔칫날처럼>중에서..

 

드물고 드문 일이었다

애꾸눈인 그는

벽돌 한 판을 찍어내는데

30분이 걸렸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몇번인가 다시 찍었다

잠바 입은 사장이 내쫓았다

그는 혼자 벽돌을 찍기 시작하였다

그 벽돌은 잘 팔렸다

 

드문 일이었다

그는 벽돌 한 장 쌓는데

10분이 걸렸다.

쌓은 뒤

몇번인가 고개를 가우둥

다시 쌓았다

심장이 내쫓았다

쫓겨난 그는

집 한채를 짓고 죽었다

소원성취

오랫동안 탈나지 않는 집이었다.

 

드문 일이었다

드문 일이었다

그는 못을 박았다

박은 뒤

영영 빠져나오지 않도록 또 박았다

장도리가 아주 흥이 났다

누군가를 진실로 사랑할 수 있었다.

 

<바다개미 추천 이유>

 

어떤 일을 하든 시작에 서툰것이 당연한 이치인데

우리는 능숙하고 빠른 기술자를 원한다.

사랑에 있어서도 능숙한 사람

동료에 있어서도 능숙한 사람

 

시작한 사람이 이룰수 있는 가능성을 보지 못한 채

오늘도 우린 능숙한 사람만은 원한다.

 

진실로 사랑할수 있는 사람은 만날수 있는 건

그 사람의 서툼까지 사랑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저작권은 해당시인과 출판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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