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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나무처럼
시인 김진완
시집 <기찬 딸>중에서..
팔순아비를 흙에 묻고 오는 차안
늙은 내외의 맘에도 없는 소릴 듣는다.
"아 세상 잘 버리셨어 호상이야 호상 더 살아봐야 본인 괴롭고 자식한테 못할 짓이고..."
"그러기사 따지면 그렇지만....."
흐린 말 끝 흐린 눈 속
가로수는 연두이파리 흔들었는다
"사람도 나무처럼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으면...."
"그럼 겨울에는 사악 죽었다가 봄이면 화악 살아나고?.... 아 그라믄 좋지 오죽좋아죽고 못하는 문둥이 샛서방이지"
웃으신다.
슬픔도 때로 환히 틔울줄 알아서 우리가 살아내는가
팔순아비를 산자락에 심고 오는 차 안
늙은 내외는 속이비치는 엷은 잠을 덮은 채
꿈과 생시 사이로 새는 헐거운 웃음 웃으시다..
...야야 물 좀 다오.
<바다개미 추천이유>
겨울에 갑자기 들여오는 어르신의 죽음은 어딘지 모르게 더 춥고 쓸쓸하게 느껴진다.
소식에 모인 어른들의 입에서는 호상이네. 라는 소리가 오가지만
그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그리고 듣는 사람도 세상에 호상이란 없음을 안다.
호상이라는 이야기로 가족을 떠나 보내야 하는 마음을 위로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시에서 호상 그리고 이어지는 죽었다가 살아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로 생겨난 헐거운 웃음처럼
우리는 죽음에서 조차 자신을 일으켜 세우면 살아가야 하는 나약한 존재는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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