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시인 이재무
시집 <푸른 고집>중에서..
한밤 중 늙고 지친 여자가 울고 있다
그녀의 울음은 베란다를 넘지 못한다.
나는 그녀처럼 헤픈 여자를 본 적이 없다
누구라도 원하기만 하면 그녀의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다 그녀 몸 속엔
그렇고 그런 싸구려 내용들이
진설되어 있다 그녀의 몸엔 아주 익숙한
내음이 배어 있다 그녀가 하루 24h
노동을 쉰 적은 없다 사시사철
그렁그렁 가래를 끓는 여자
언젠가 그녀가 울음을 그칠 날이 올 것이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는다
그녀들처럼 흔한 것도 없으니
한 밤 중 늙고 지친 여자가 울고 있다
아무도 그 울음에 주목하지 않는다
살진 소파에 앉아 자정 너머의 TV를
노려보던 한 사내가 일어나
붉게 충혈된 눈을 비비며 그녀에게로 간다.
그녀 몸속에 두꺼운 손을 집어 넣는다
함부로 이곳저곳을 더듬고 주물러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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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개미 추천이유>
추운 밤 냉장고를 멀리할 것 같은데 어떤 이유에서든 자꾸만 열게 됩니다.
용건을 꺼낼때는 괜찮은데 괜시리 열고 닫을때면 냉장고가 내 몸에 배인게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이 시에서는 냉장고는 늙고 지친 여자로 표현하고
한 사내의 냉장고를 여닫는 모습을 만지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성을 떠나서 냉장고에 익숙해진 사람에게서 배어나오는 퀴퀴한 냉장고 내음이 풍깁니다.
습관이 되어 아니면 제일 편한 사람에게 더욱 함부로 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그런 반복되는 행동이 네 삶에 빠지지 않은 내음을 만드는 건 아닌지 고민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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