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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갈
시인 류인서
시집 <여우>중에서...
봉투를 열자 전갈이 기어나왔다
나는 전갈에 물렸다
소식에 물렸다
전갈이라는 소식에 물렸다
그러부터 나는 아무도 모르게 혼자 빙그레 웃곤 하였다. 축축한 그늘 속 아기버섯도 웃었다. 곰팡이들도 따라 웃었다. 근사하고 잘생긴 한 소식에 물려 내 몸이 붓고 열에 들떠 끙끙 앓고 있으니
아무튼, 당신이 내게 등이 푸른 지독한 전갈을 보냈으니
그 봉투를 그득 채울 답을 가져오라 했음을 알겠다.
긴 여름을 다 허비해서라도
사루비아 씨앗을 담아오라 했음을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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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편지를 주고 받을 일이 별로 없지만
예전에는 편지를 쓰면 답장을 기다리는 일이 많았다.
위 시에서 처럼 전갈에 답을 가득 담아 되 돌아오길 기대했다.
사람이 손으로 쓰던 편지이다 보니 안부도 말도 길어져서 사람냄새가 났다.
그 편지극 그리워 하며 이 시를 소개한다.
저작권 문제시 바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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