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염
시인 한미영
시집 <물방울 무늬 원피스에 관한 기억>중에서..
열흘째 약을 먹는다. 빈 뱃속이 지하철에서 그 치한이 더듬어댈 때처럼 화끈거린다. 그럴 땐 살갗도 올록볼록 엠보싱 비바다. 몸이 아픈데 정신이 왜 이리 꼬장 꼬장 할까 물 한 모금에도 발끈한다. 빈 속에 약만 내리 두 봉지를 털어 넣는다. 입덧조차 따라 하던 옛 몸 생각이 난다. 푸푸 이번엔 한 움큼의 웃음을 또 털어 넣는다. 웃음의 성분에 진정제가 들었는지 속이 조금 가라앉는다. 지하철이 도착한다. 전광판이 부은 위벽처럼 벌겋다. 속이 계속 쓰린 건 그 정체불명의 사내 때문이야. 다시 위산이 분비된다. 의사는 수면 내시경을 샘플로 내민다. 무표정한 간호사는 쓴 노락색 물약을 5분이나 물고 있으라 한다. 링거 꽂은 혈관 속으로 마취제가 천천히 투여된다. 나를 재우겠다고 어림없는 소리 그 사이 무슨 짓을 할지 몰라 안 돼, 아, 안돼.......
마취가 안되다니
신경이 아주 예민하군요
위 속은 깨끗해요
신경성 위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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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아파 신경이 쓰였는데 신경이 써서 몸이 아픈거란다.
치료방법은 하나 머리를 깨끗하게 하는 것.
정신이 꼬장꼬장 하기 보다는 몸이 꼬장꼬장한 것이 우선이며
걱정이나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는게 으뜸이다.
신경성 위염은 어쩌면 그만 고민하고 행동하라는 신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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