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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철벽(銀山鐵壁)
시인 전동균
시집 <거룩한 허기> 중에서
칼끝을 제 가슴에 겨누고
용맹정진하는
선방 수좌들은
눈꺼풀이 세상에서 제일 무겁다고 한다
눈꺼풀이 쏟아지는 잠이 제일 무섭다고 한다.
지잣거리의 먼지 속에
묻혀 사는 나는
숟가락이 세상에서 제일 무겁다
삼시 세끼 숟가락에 담기는 밥이 제일 무겁다
움푹 팬 하늘의 눈 같은
숟가락 안쪽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슬픔이 비쳐오는지
이 작은 숟가락에 당기는 밥 속에는
얼마나 크고 깊은
땅과 하늘의 숨소리가 젖어 있는지
오늘도 밥상머리에서 마주하는
숟가락 하나, 밥 한 그릇
영원히 깨뜨려야 할
나의 은산 철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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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숟가락에 얼마나 무거운지 아는 사람은 안아주고 싶습니다.
아직 전부를 다 안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녹록치 않게 힘든 삶을 살아왔음이 눈에 그려지기 때문입니다.
수도승에게는 눈꺼풀이 가장 무섭겠지만
하루를 먹고 살아야 하는 사람에겐 숟가락이 가장 무섭습니다.
자신의 노력으로 숟가락의 무게를 덜어내기 어려운 사람에게
힘이 조금이라도 남는 우리들이 같이 들어주었으면 합니다.
저작권 문제시 바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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