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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전선

            시인 고상원

             시집 <산을 갖는다>중에서...

 

1.

슬픔의 언덕에서

고기압 골이 발생

억수같이 퍼붓는 분노

속 시원히 퍼부어라

막을 자도 없으니

원 없이 퍼부어라

영리한 개미는 피했지만

우리는 피할 수가 없으니

맘대로 퍼부어라

분노를 삭히면

살아난 이 몸

미안하다며 닦아 주겠지

 

2.

외로우면 쏟아지는 눈물과

화나면 쏟아지는 눈물은

분명 다르지만

즐거운 눈물이라고 생각하지요

다 흘리고 나면

메마른 땅은

촉촉이 젖어 있고

계곡마다 시원한 희망 주잖아요

때론 나무가 부러지고

사람을 죽이는 눈물이라도

하늘의 뜻대로 흘리는

눈물인 줄 알아요

큰 눈물 삼키고 나면

한 걸음 저만치 성숙해 있지요

두려움 걷히면

영광의 열매 알알이 맺히겠지요

가장 외롭고 화가 날 때

찾아오는 장맛비

하늘의 눈물이라고 생각해요

분노의 눈물이라고 생각해요.

 

---------------

 

긴 가뭄 끝에 온 비는 단비라고 하지만

집중호우나 장마는 반갑지 않은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사계절이 있어 열매가 맺히고 결실이 생기듯이

길게 오는 비도 필요한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비가 오는 걸 눈물이라 생각하면 어떨까요

닦아주려 왔다고 사람의 마음도  땅의 마음도

근데 위로해 주는 기간이 조금 길어지고 있다고

빨리 갔으면 하지만 가면 그립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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