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 저자
- #{for:author::2},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for:author} 지음
- 출판사
- 더숲 | 2014-06-02 출간
- 카테고리
- 정치/사회
- 책소개
- 아마존 일본 사회·정치, 경제 분야 베스트셀러 1위! "부패와 ...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와타나베 이타루 저/ 정문주 역/ 더 숲
작은 시골빵집 주인이 일으킨 소리 없는 경제혁명이자 자본주의 모순을 꼬집는 책으로 읽기 전에 풍문으로 더 먼저 익숙해진 책이다. 우리가 일을 하고 월급을 받는 구조에 익숙해져 있다면 그 구조는 철옹성이 된다. 당연하게 느껴진다면 어느 누구하나 그 구조의 모순을 찾아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을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그 구조에 의문을 품었고 나의 시간과 노동력을 돈을 바꾸는 구조보다는 내가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는 능동적인 노동을 이야기 한다. 그 노동으로 이루어진 세계는 부패와 순환 뿐만 아니라 자연섭리까지 포함되어 있다.
이 책에서 '부패한다'는 의미는 '썩는다' '부패한다'라는 자연의 섭리에 반하는 현상이다. 부패하지 않고 오히려 점점 늘어나는 돈의 기이한 모습과도 연결되어 있다. 돈의 그 같은 부자연스러움이 '작아도 진짜인 것'으로부터 우리를 멀어지게 한다. 이는 곧 '부패한다'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저자가 처음부터 능동적인 노동을 했던 것은 아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불편함이 자본주의의 모순임을 인지하는 순간부터 나의 노동을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본가를 위한 노동으로 주체가 이동해 버렸다. 농산물을 거래하는 도매업자가 행하던 원산지 위조는 긍정적으로 본다면 작황에 어려워진 계약을 무사히 이행하면서, 누구 하나 눈물 흘릴 일 없으며, 남은 사과는 썩히지 않아도 된다는 해결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생산자에 대한 경의, 생명을 있는 것을 다룬다는 자각, 자연의 결실을 고마워 하는 마음. 그 모든 것은 한꺼번에 사라지고 이익의 주체인 계약이 원활히 진행됨만 남았다.
그렇게 자본주의의 모순과 생산능력이 없는 개인이 자본주의 속에서 살아갈 방법이 월급쟁이 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을 때 그는 자신의 일을 하기로 했다. 그것이 제빵이였고 그는 4년동안 제빵기술을 배웠다.
그러면서 나도 저자의 생각에 크게 동의했다.
"노동력도 상품인 이상 바로 이런 원칙이 적용된다. 정당한 가격에 산 노동력을 자본가가 얼마나 오래 쓰건, 노동력을 사용해서 돈벌이를 꾀하건 간에 파는 입장인 노동자는 그 어떤 불만도 제기할 수 없는 것이다."
제빵을 비롯한 모든 분야의 기술혁신에 우리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기술혁신을 통해 상품의 가격이 떨어지면 분명 생활이 편해질 것이라 생각하긴 쉽다. 그러나 이는 상품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임금의 하락까지 연결되어 있음을 알아야 한다. 또 기술혁신이 대부분의 경우 노동을 단순화 하는 방법으로 진행되다 보니 노동자가 기계의 부속물으로 전락하고 노동력에 대한 임금 뿐만 아니라 존중도 점점 사라지게 된다. 싸구려 음식이 싸면 쌀수록 좋다는 풍조가 있지만 이도 고민해 봐야 한다. 1960~1970년대 우리나라가 급속도로의 경제성장을 이룬 것도 성장동력도 일조했지만 저곡가 저임금의 하층구조가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알아야 한다. 저자의 말처럼 모든 곡물 및 모든 식료품 가격이 싸야 산업은 이익을 얻는다. 왜냐하면 식료품은 반드시 노동의 가격과 상호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모순을 조금씩 알아간 저자가 인공 이스트가 아닌 천연효모를 사용한 것도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조금은 힘들지만 어떤 인위적인 작용 없이 빵을 생산하는 구조 효모마다의 생명력을 직관할 수 있는 능력 그는 빵 전반에 순환을 말하고 있다.
그 중에서 잘 못랐던 자연재배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쉽게 말하면 자연재배가 바로 그 이야기야. 그 책에서는 무농약으로 사과농사를 짓는다는 데 비중을 뒀지만, 무비료라는 점도 준요한 포인트거든"
"어떻게 중요한데요"
"기무라씨가 찾아낸 것처럼 산과 들에 자라는 나무나 꽃은 사람이 비료를 안줘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지. 식물이 뿌리를 내린 토양에 수많은 벌레, 균류, 미생물들이 사는 풍부한 생태계가 있고, 그 덧에 식물이 잘 자라니까 건강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거야. 비료는 없어도 토양 조건만 좋으면 작물은 자라게 되어 있어. 비료를 안주고 작물이 제 힘으로 자라게 하는 게 자연재배의 제일 큰 특징인 셈이지."
비료를 안 준 작물이 살기 위해서 숨은 생명력을 발휘해서 살아보려 한다는 것. 그 결과 한 톨 한 톨에 모든 생명력을 응집시킨다는 자연재배 저자의 천연균 발효와도 온전한 날 것 그대로라는 측면에서 닮아있다.
저자는 빵을 매개로 지역 내 농산물을 순환시킨다. '지역산 지역소비'를 실천함으로써 지역의 먹거리와 환경과 경제를 한꺼번에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라 이야기 한다.
"엔데는 돈을 '사람들이 생활에서 사용하는 교환을 위한 돈=빵집에서 쓰는 돈' 과 '자본이 사업을 통해 불리려 하는 돈=자본으로서의 돈'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전혀 다른 이 두 종류의 돈에 동일한 법정 통화가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경제와 삶이 혼란을 일으킨다고 지적하며, 그렇다면 두 종류의 돈을 나누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빵집에서 쓰는 돈으로 도시를 목적으로 한 특정 지역에서만 쓸 수 있는 돈 ' 지역통화'를 쓰자고 제안했다.
저자도 이 주장에 완전히 빠져들었다고 말하지만 시간이 지남으로써 이를 실현하기는 매우 어려운 가치임을 깨닫는다. 화폐라고 하면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그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공동체의 실현도 어려울 뿐더러 물화만을 지역화폐로 적용한다면 기존 화폐와의 차별성도 없다. 그렇다고 봉사나 노동같은 것을 지역화폐로 바꾼다는 것도 그 공동체 만의 기준을 만들어야 하며 이는 잘못하면 또다른 정치세력을 만들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인생, 한잔 술이 최고'라는 말이 있다. 열심히 일 할 수 있고, 그런 다음 맛깔스런 음식과 맛 좋은 술을 맛볼 수 있다면 사람들은 누구나 즐겁고 넉넉하게 살수 있을텐데, 자본주의 경제는 부패하지 않는 돈을 늘리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일과 먹거리를 파괴하기 바쁘다."
물론 정당한 과정으로 판매하는 그들의 빵이 비싸서 대중화된다는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빵집에서 자본주의 모순을 보고 능동적인 노동과 능동적인 소비가 늘어난다면 그 빵이 비싸지 않을 날이 올지도 모른다. 한 사람의 땀이 임금보다는 노동의 가치로 존중받길 이 책을 덮으면서 생각해 본다.
* 초록색 글씨는 본문 내용의 일부임을 알려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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