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섹시한 동물이 살아남는다.
존 롱 저/ 양병찬 역/ 행성b이오스
성의 기원을 밝히는 진화이야기이다. 책의 표지처럼 척추동물 최대의 페니스를 자랑하는 오리, 구강성교하는 과일박쥐 등 동물의 성에 숨겨진 흥미진진한 진화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진화론의 입장에서만 성교를 다 이해할 순 없지만 많은 동물이 진화하였다는 점을 미루어볼 때 동물이 보여주는 성의 진화는 인간의 성과 일부 이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잘 모르고 있던 동물의 성은 어떤지 진화하고 이루어지고 있는지 알고 싶어 읽게 된 책이기도 하다. 특히 번역자가 과학지식에 해박하여 동물에 대한 과학 지식을 알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저자은 존 롱은 고고생물학자로 화석을 연구하는 생물학자이다. 그의 연구방향이 이 책에서의 동물 진화방향과 일치한다. 처음에 싣고 있는 판피어류의 일종인 델파이돈토스의 일화는 흥미롭다. 처음에는 멸종된 동물의 배아 화석을 발견할 줄 알았고 그 과정에서 화석에서 탯줄의 성분까지 알아내는 과학자의 연구는 과학의 힘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했다.
"어미의 뱃속에서 배아가 자라려면 암컷이 물 속에 알을 낳은 다음 수컷이 다가와 그 위에 분사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어미의 몸 밖에서 부화한 새끼들이 어미의 뱃속으로 다시 들어갈 리가 만무하기 때문이다. "
이 의문은 그들이 발견한 화석이 어쩌면 임신한 화석이 아니라 역사상 처음으로 성행위 장면이 담긴 화석일지도 모른다는 일화를 남겼다.
그밖에 많은 어류들의 페니스를 비롯한 수정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물고기가 포유동물이 아니라서 우리와 다른 쪽이야기라고도 생각할 수 있으나 성이 종족번성을 위한 본능임을 감안할 때 그들의 다양한 모습의 성행위는 새로웠다. 삽입과 수정의 단순한 방법이 아니라 물고기가 보여주는 방식은 제 각각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고 수족관에서 자주 볼수 있는 구피도 조기어류의 수정 방법과 다른 방법을 택한다.
조기어류들이 물 속에서 알을 낳는 것과 달리, 구리는 특이하게도 교미를 통해 임신과 출산을 한다. 그러나 지금껏 수컷 구피에게서 잘 발달된 성기를 발견한 사람은 없다. 그러므로, 판피어류가 어떻게 교미했는지를 연구하려면, 좀 더 광범위한 물고기들의 성행위 방식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
그밖에 특이한 성생활을 하는 열대 조기어류 중에 알을 수정시키기 위해 교미를 포기하고 구강성교를 택하는 것들도 있다.
절지동물의 짝짓기는 어패류와는 또다른 모습을 보인다.
사마귀는 사티스트적인 짝짓기 행동으로 유명하다. 사마귀의 짝짓기 행동을 흔히 성적 동족포식이라고 부른다. 교미 도중에 암컷 사마귀가 수컷을 잡아먹는 것이 보통이다. 수컷에세는 안 된 일이지만 동족포식은 종족의 이익에 보탬이 된다. 수컷을 잡아먹는 암컷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정란에게 영양분을 공급할 수 있고, 먹히는 수컷의 입장에서는 기이하게도 사정이 톡진되어 더 많은 자손을 번식시킬수 있다.
동물계에서는 자위행위도 널리 발견된다.
그 중에 위대한 성과학자 헨리 해블록 엘리스가 1927년에 펴낸 책에서는 유제류 가축들에게서 관찰한 특이한 행동들을 열거했다. 그에 의하면 염소, 황소, 양, 낙타, 코끼리도 자위행위를 한다고 한다.
"잘 아는 염소 전문가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염소들은 종종 자기의 페니스를 입 안에 넣고 오르가즘을 느낀다고 한다. 그건 일종의 셀프 펠라치오라고 할 수 있다.
동물계에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 넘는 다양한 성행위가 존재한다. 그중의 일부는 잔인하거나 폭력적이며 인간세계에서 조차 비뚤어진 성행위로 간주된다. 그러나 저자의 말처럼 이는 포유류세계에서 성행하는 다양한 성행위 중에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다리를 포갠다는 의미는 그 기원을 찾아 올라가보면 모든 척추동물의 팔다리와 기원이 같다. 오랜 진화과정에서 뜻하지 않는 선택을 한 것이 빌미가 되어, 우리는 오늘날 가장 흥미로운 신체부위를 하나 보유하게 되었다. 그러니 우리는 우리가 가진 생리적 기쁨을 만끽하고 먼 후손에게 '소중한 선물'울 선사한 고생대 판피어류를 추억하길 바란다. 성은 결국 수정과 연결된다. 수정의 비밀은 진화에서 찾고 싶다면 당신에게 많은 과학지식을 선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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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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