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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없는 날
시인 곽재구
시집 <와온 바다> 중에서
생각한다.
불과 겨울 사이에
무슨 계절의 숨소리가 스며 있는지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사이에
벌교 장터 수수팥덕과
산 채로 보리새우를 먹는 사람들 사이에
무슨 상어의 이빨이 박혀 있는지
생각한다
눈 오는 섬진강 지리산 사이에
남과 북 사이에
은서네 피아노학원과 종점 세탁소 사이에
홍매화와 목련꽃 사이에
너와 나 사이에
또 무슨
병은 없는지
생각한다.
꽃이 진 뒤에도
나무를 흔드는 바람과
손님이 다 내린 뒤에도
저 홀로 가는 자정의 마을버스와
눈 쌓인 언덕실
홀로 빛나는 초승달 하나
또 무슨
병은 깊은지
<바다개미 후기>
행복하지 않으면 불행한게 아닌 듯 중간에 무언가에 머무른다는 것에 대해 생각합니다.
안온하지 않은 날은 불편한 날이 아닙니다.
. 그저 있는 대로 어중간 날은 보냈다고 해도 오늘 하루 보냈음을 감사해하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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