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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신용목

시집 <비에 도착하는 사람들은 모두 제 시간에 온다> 중에서

 

밤은 총소리를 얇게 펴 놓은 것 같다

먼 나라에서 울린 한 발 총성이 지평선을 따라

밀리고 밀려서 여기 고요로 도착할 때

 

대장장이가 탕탕 붉은 쇠를 두드리고

다시 차가운 물속에 담갔을 때,

흰 연기를 지피며

단단하게 굳어버린 것 같은 

어둠 속에서 

 

어느 처음의 물속에 지지지직,

식는 소리를 숨겨놓았을 것 같은 어둠 속에서 

 

나는 자꾸만 누군가가 첨벙이며

침묵 속으로 뛰어드는 소리를 듣고 있다. 

 

출처 : 예스 24

 

<바다개미 후기>

밤에 어둠이 내려앉는 모습을 보고 세상이 담요에 잠시 덮이는 과정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소란이 사라지고 고요가 찾아온다고 생각했죠.

시인 표현처럼  '총소리가 덮이는 밤'은 처연함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생각해 보니 어둠의 검정은  낮동안 펼쳐놓은 일 혹은 마음은 작게 줄여서 지내는  단단함을 닮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해당시의 저작권은 시인에게 있습니다. 

* 저작권 문제시 바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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