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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주먹

 

               시인 정종목

               시집 <어머니의 달>

 

무엇을 쥐고 있을까 잠든 아기는

손가락 말아쥐고 잠든 아기는

이제 막 도착한 세상에 대해

무엇을 꿈꾸고 있을까

깨어서 울음밖에는 웃음밖에는 모르는

최초의 언어를 향해 걸음마도 떼어놓지 못한 아기는

무엇을 움켜뒤고 잠들었을까. 잠들었을까

손가락 하나하나 헤쳐보면 아무것도 없고 보이지 않고

어김없이 다시 감겨져

향기로만 오호

부드러운 감촉으로만 오고

좀처럼 선뜻 보이지 않는

완강하게 세상을 향해 말아쥐고 있는

잠든 아기의 주먹, 작은 주먹 속에는 

 

출처 : 예스24

 

<바다개미 후기>

제가 생각하는 '주먹'은 무엇을 움켜쥔다는 '욕심'을 뜻하기도 하고 누군가를 향한 '분노'를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기주먹은 무언가를 움켜쥐고자 하는 욕심도 분노도 없습니다. 옹알이 같은 작은 몸짓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 작고 작은 손을 통해 나의 주먹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봅니다. 

 

* 해당 시의 저작권은 시인에게 있습니다

* 저작권 문제시 바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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