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유2
시인 노향림
시집 <해에게서 깨진 종소리가 난다>중에서...
이번 생 말고
내 죽어 다음 생 꿈 꿀 수 있다면
만년설 휘덮인 히말라야의 도도한 거봉 쯤
폭설치는 변덕스런 날씨 속에 태어나리.
아무데서고 만나는 빙산 서원
혹한 속에 해체된 육신과 영혼 모두를
눈빛 날카로운 야생의 날짐승에게 황홀하게 먹히도록
폭설과 바람 떠메고 온 순례자처럼 나뭇가지에
흰 천 붉은 천 알록달록 걸어놓으리
가난도 기꺼워 늘 행복해 하는 순한 고산족 되고
나뭇가지에 소중히 간직한 종이돈을 펴 공손히 바치듯
눈꽃 핀 한조각 영혼에게 조그만 더 머물다 가며
금빛 짧은 해 쨍쨍한 하늘을 향해
이마 서늘해지도록 기도하리.
설산에서 흘러내리는 차고 맑은 물 한방울도
소중히 여겨 손바닥 적셔 세수를 하리.
환하게 눈 녹는 소리 몇방울씩 뚝뚝 떨어지면
받아 마시리 받아 적으리
칼끝 같은 빙벽을 향해 소리치며 올라가는
메아리를 동무 삼아 자꾸만 올라가면
그새 몇 시간이 지나가고 일평생이 지나가고
눈 깜빡 선잠을 깨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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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한 현실에 순응지고 지면서 살아가는 게 변명일지 모르지만 인간이고 곧 저이기도 합니다.
이 시는 고난을 이기는 법을 담담히 이야기 합니다.
고난에도 담담히 주위를 둘러보고 갈길을 가라
그렇게 살고 싶어지는 하루입니다.
저작권 문제시 바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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