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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넋두리
시인 서정홍
시집 <밥 한 숟가락에 기대어>
내가 만일, 나도 모르게 몹쓸 말을 하거들랑 죽을 때 며칠 안 남았구나 생각해라.
사람이 죽을 때까지 되모 정 뗄라꼬 지도 모르게 몹쓸 말을 한다 카더라.
모두 두고 떠날 사람이 무어 미련이 있다고 못쓸 말을 하것노.
정이 붙어. 붙은 정이 떨어지지 않아 그런게지
나 죽거든 그냥 나무 이파리 하나 바람에 떨어졌다고 생각해라.
바람 따라 떠돌다 보마, 운젠가 썩어 거름이 안 되겄나.
거름이라도 돼서 나무 이파리 하나 다시 살릴 수 있으모 올매나 좋은 일이고.
나 죽거든 제사도 지내지 마라. 죽어서까지 너거들 귀찮게 안 하고 싶다.
사느라 바쁜데 제상 차릴 틈이나 있겠나.
그라고 죽었는데 제상 차려 봐야 뭐하겠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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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개미 후기>
할아버지 넋두리에는 자식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다.
슬퍼 할 자식을 먼저 염려하는 할아버지 마음이 담담해서 더 눈물이 난다.
죽으면서 나무 거름이 되어 나무 이파리로 다시 살고 싶은 것처럼 마지막까지 나의 죽음이 부담되지 않게 자식에서 좋은 영향을 주고 싶은게 헤아릴 수 없는 부모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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