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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 한 알
시인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 있어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에 혼자서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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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개미 후기>
오롯이 혼자 존재하기는 어렵습니다. 나의 일부는 남에게 영향을 받기도 하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 일부들이 모여서 만들어지다 보니 그 출처가 불분명하여 알지 못할 뿐입니다.
대추 한 알에도 갖은 세상을 품고 자란 곳처럼 우리 하나하나도 온갖 세상의 모습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 대추는 몇달에 거쳐 둥글게 만든 건 개인의 역량일지도 모릅니다.
세상과 연결되어 있음을 알고 겸손한 자세도 중요하지만 세상에서 어떤 부분을 내 모습의 일부로 담을지도 중요합니다.
해당시 저작권은 시인에게 있습니다.
저작권 문제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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