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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

              시인 정경화

              시집 < 풀잎 >중에서

 

모자를 쓰고 나서면 길이 좀 더 당당해질까

한 거의 밤을 위해 촛불 켜든 여공들이

상기도니 고운 얼굴은 드러 낼수 없는데

 

가려야 할 그만치는 솟구치는 분노도 있어

삭발로도 갈수 없는 먼 생각의 갈피마다

사주의 굵은 손톱이 가슴 깊이 파고 드는데

 

태양, 그 언제나 스스로를 용서하나

가끔은 꽃도 얹어 거수로 답해 보지만

어찌나 마른 하늘엔 오늘도 비가 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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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일하고 퇴근하고 오면 저녁은 금세 하루가 갑니다.

돈을 쓰기 위해 버는 건지

벌기위해 사는 건지 삶이 갑갑하기만 합니다.

우리나라는 대기업 공기업 빼고는 일이 많은게 다들 어쩔수 없다고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요.

미래를 위한 저축도 좋지만

고된 노동을 당연히 여기는 현실이  마음에는 비처럼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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