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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의 경로     

                            시인 정끝별    

                                  시집 [와락] 중에서

 

이틀을 깜빡 넘긴 찐고구마를 먹는다

약간 말랐을 뿐 암만 봐도 말짱하다.

절반쯤 먹는데 쉰맛이 왈칵

찐고구마 몸을 샅샅이 살펴보니

작은 구멍들이 숭숭

고구마를 찔때

익었나 안 익었나 푹푹 찔러봤던 구멍들이다.

푹푹  찔렀던 구멍마다 상했다

구멍마다 맺힌 이슬이 쉰내의 근원이렸다.

구멍마다 차올랐던 비명이 독하다

구멍을 도려낸다

뿌리가 깊다

먹던 찐고구마가 동강난다.

의심이 제일 먼저 상하게 한다

찔린 구멍마다 차올랐던 복수가

뱃 속에 차오른다

내 배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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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은 타인을 향하는 것에만 국한 되지 않습니다.

내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도 나에게 쉰내를 만드는 요소가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쉰내를 만들기 보다는 구멍을 도려내는 하루가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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