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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듯하다
-후배 K에게
시인 박철
시집 <험준한 사랑> 중에서......
나도 이제 한마지 거들 나이가 되었는지 모르겠다만 한마디 하마
시를 쓰려거든 반듯하게 쓰자
곧거나 참되게 쓰자는 말이 아니다.
우리는 사진기 앞에 설때
우뚝하니, 반듯하게 서 있는 것이 멋쩍이서
일부러, 어거지로 더욱 어색하게
셔터가 울리길 기다리며 몸을 움직인다
말 그대로 모션을 취하는 것이다.
차라리 반듯하게 서자
촌스럽게, 어색하게, 부끄럽게
뻣뻣하게 서서 수줍으면 좀 어떠라
이런 말 저런 이름 끌어다 얼기설기 엮어
이런 것도 저런 것도 아닌 모션 취하지 말고
그냥 반듯하고 쉽게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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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떠나서 꾸미는 것이 당연시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외모는 물론이고 몸매도 관리해야 한다. 사람에 따라 마음을 포장하기도 한다.
근육도 근육을 위해 만든 근육보다는 운동을 하다 자연스럽게 나온 근육이 자연스럽듯
좀더 꾸며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보려고 한다.
촌스럽고 못생기고. 부끄러워도.
세상에 나를 내놓으려 한다.
저작권 문제시 바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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