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SMALL
월미도
시인 공광규
책 <설운 서른>중에서...
낡은 포장마차가 우울을 달래고 가라며
양철 연통으로 입김을 호호 불어댄다
가게에서 흘러나온 흘러간 노래가
해변의 곡선을 따라 흘러다닌다
흘러간 세월을 파는 가게는 없는 걸까?
잘못 걸어온 나이가 막막하여 온몸을 떤다
너, 이렇게 살면 안된다 안된다며
허공의 빰을 후려치는 선창의 깃발
맞는 건 허공인데 내 빰이 더 아프다
카페의 붉은 등이 충혈된 눈으로
기우뚱거리는 난파선 한 척을 바라본다
흐린 별도 내가 측은한지
눈물을 글썽이며 내려다본다
그래, 너는 정말 잘못 살고 있어
파도가 입에 거품을 물고 나에게 충고한다
나의 개 같은 삶을 물어뜯으려고
이빨을 세워 부두에 기어오르는 파도
달빛이 튀는 얼음물 우두둑우두둑 밟으며
회한의 뼈가 부러지는 내 몸의 지진을 듣는다.
--------------
바닷가의 낡은 포장마차 분위기가 을씨년스럽다.
사람의 온기보다는 바다바람이 차갑게 다가온다.
포장마차로 향하는 사람의 발걸음은 무겁다
하루의 무게를 짊어지고 향한다.
바람에 눈물을 닦고 파도는 나를 물어뜯을 듯 거품을 물고 달려든다
파도가 바위를 만나 부서지는 것처럼
나의 삶도 현실의 벽에 부서지는 건 아닐까 행각한다.
부서지는 고통이 나를 더 굳세게하는 지진이길 기도한다.
저작권 문제시 바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제 글에 공감하신다면 엄지손가락을 눌러주세요
저의 새로운 글이 궁금하시면 구독을 눌러주세요.
반응형
LIST
'개미 시로 말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소백산의 양떼- 시인 신경림 - 영어만 알아듣는 한국의 양떼들 (0) | 2013.12.10 |
---|---|
시-강- 시인 황인숙 - 강가에서 우리 눈도 마주치지 말자. (1) | 2013.12.10 |
시-나 아직 이십대-시인 이대흠 - 이십대는 치열하다. (0) | 2013.12.10 |
시-깨꽃 핀 날-시인 노향림- 들깨가 온몸을 다해 사랑하고 죽다. (1) | 2013.12.10 |
시-너의 몸-시인 임성한-같은 인간이 되어가는 사람들 (1) | 2013.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