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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리 팽나무에게

시인 김광렬

시집 <풀잎들의 부리> 중에서

나도 그대처럼 한 천년 웅크려 있게 해다오

당당히 서 있지 않게 해다오

옹이 박힌 모습으로

고통으로 일그러진 모습으로 살게 해다오

내 생활 너무 편하여 어느새 나는

삶을 모르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눈비에 떨게 해다오 마음까지 온통 얼어붙어

돌멩이로 내려치면 빠드득

아픈 소리내며 깨어나게 해다오

진정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깨어나는 소리 듣게 해다오

별빛 내리는 어둠 속에서

별빛 비수 되어 나를 찌르게 해다오

가슴 조각조각 찢겨

눈 뜨게 해다오 상가리 팽나무여

그대 홀로 힘든 세월 버텨왔구나

나는 따뜻한 이불 속에서 침묵 지키는 사이

그대는 앉은 뱅이 되어 둥둥 북 울렸구나

그대 곁에 나도 앉은 뱅이로 있게 해다오

둥둥 북 울리게 해다오

영혼이 박힌 사람이 되게 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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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에 항상 상념과 반성이 있길 기원하는 건 아니지만

자연을 보면서 삶을 반성하는 인간이길 기원해 봅니다.

너무 편안한 삶에 길들어져 삶을 모르고 고통을 몰라 공감능력이 없어지기 전에

내 눈을 통해 본 나무나 사람을 통해 함께 할수 있는

영혼 박힌 사람이 되길 이 시를 보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저작권 문제시 바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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