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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마고원 별지기

시인 정영주

시집 <말향 고래>중에서..

개마고원에서 산 적이 있어

어미는 개마고원 별지기라도

하고 싶었을 거야

개밥별을 따서 돔 천막에 걸고

허연 튀밥이라도 튀겨

들판에 가득 채우고 싶었을 거야

아비는 부메랑이 되어 꼭 되돌아 올 거라고

어미는 밤이면 바람의 예감을 따라 이동하고

양도 염소도 없는

젖 먹이 새끼까지 합친 서너 마리 아이들

치마 우리에 넣고 양치기가 되어

개마고원을 이 잡듯이 뒤지고 다닌 적이 있었대.

마른 젖을 풀처럼 뜯으며

크고 작은 주둥이들 찢어지도록

이슬도 없는 고원 쩍쩍 갈라지도록

어미가 스스로 벌판이 되어, 다리가 되어

초원이 되어, 양이고 염소가 되어,차라리 아비가 되어

새끼들 목구멍에, 빈 가죽 전대에

물이라도 꾹꾹 눌러주고 싶었겠지.

모래 노래를 자장가로 불러주면서

 

개마고원에 산 적이 있어

누가 그러데

거긴 별도 손으로 뚝뚝 따서

식량으로 환전한다고

풀도 말도 사람도 다 별처럼 어둡고 빛난다고.

 

<바다개미 추천>

 

2013년 별을 뚝뚝 따서 식량으로 바꾸진 못했지만

2014년에는 튀밥이라도 튀겨 먹을수 있도록

가슴속에 담았던 별과는 이별하고

새로운 별을 담아 반짝 반짝 빛나게 닦아보는 건 어떨까요?

 

개마고원 별지기 처럼 내 삶의 별지기가 다시 돌아올 한해를 열심히 살 용기를 다져보면 좋을 하루입니다.

 

 

저작권 문제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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