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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미안하고 잘못뿐인 것 같아서
시인 이병률
시집 <바다는 잘 있습니다>
거미가 실을 잘못 사용하더라도
계절이 한참 지난간 후에도 꽃대가 꽃을 내려놓지 못할지라도
그것이 나의 잘못이 아니리
그조차도 세상의 많은 조합일지니
나의 잘못이 아니리
찬바람이 여름의 옆구리를 슬쩍 건드리더라도
그래서 감기로 잠시 아프더라도
정녕 그것은 나의 잘못이 아니리
그 사람이 당신을 좋아하는 것도
당신이 그에게 나머지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는 것까지도
생각을 만나지 않고 시장에 간 것
나의 잘못은 아니리
오후에 붙들려서 길을 따라 나선 것은
조금 맨발이 되자는 것이었으니
마음이 구덩이로 빨려 들어가 휘감기는 것도
그러곤 구덩이에서 꺼내지는 것도
찬바람이 시키는 계정의 일들일 테니
애써 모른 체 한들
이 모든 것 나의 잘못은 아니리
<바다개미 후기>
나 때문에 혹은 나의 어떤 행동때문에 나쁜 결말을 가져온게 아닐까 후회한다면 추천해주고 싶은 책입니다.
지난 일입니다. 그리고 그 일이 그렇게 된 것은 나의 선택도 있었지만 환경의 영향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 모든 것 나의 잘못은 아니리' 라는 시인의 위로가 마음에 와 닿는 날입니다.
* 시 저작권은 시인에게 있습니다.
* 저작권 문제시 바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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