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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김동률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무대에서 뿜어내는 열정을 보면서 '저 가수 무대에서 죽겠는데'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의 노래와 청중에 진심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꼈다고 할까요. 그래서 사람 김동률이 궁금했습니다.

<기사 발췌>

 


* 동아일보 4집 인터뷰

질문:  1번 타이틀 곡 '출발'은 참 가뿐하다. 이번 앨범의 콘셉트를 잘 보여주는 것 같다.
대답 : "개인적으로 '출발'은 가장 '김동률 같지 않은 노래'라고 생각해요. 라디오 진행하면서 모던 락을 많이 듣다 보니 나도 모르게 좋아졌나 봐요. 다들 좋아하시더라고요. 물론 타이틀 곡은 주위 사람들이 '그래도 김동률 하면 발라드인데'해서 '다시 시작해 보자'로 선정했죠.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오래된 노래'도 좋아해요. 다양한 사람들이 각기 다른 노래에 꽂힐 수 있는 음반이 개인적으로는 좋은 앨범이라고 생각해요. 다양성을 주려는 그런 의도는 없었어요. 생각이 많지도 않았어요. 생각은 4집에서 머리에 불나게 했죠. 음악적으로 평론가들로부터 비판도 나오겠죠. 그런데 일단 제가 들으면 편해요. '내가 힘들게 이 음반을 만들었구나' 보다 '그래 나 (이 노래 만들 땐) 여기로 여행도 갔고 이렇게 지냈지. 제30대 초반을 반추하는 그런 앨범이 될 것 같아요. 1)

질문 : 이번 앨범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 있나.
대답 : "이번에는 누가 들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좋은 멜로디의 노래들을 선택했어요. 전 대중음악인이잖아요. 저는 딴 세상에서 다른 음악을 하는 가수가 아니에요. 저는 더 많은 사람들이 제 음악을 듣고 좋아해줬으면 좋겠어. 음악에 힘을 준다든지 들어서 옛날 생각이 나서 힘이 됐다든지 그런 얘기 더 듣고 싶고요. 1)

질문: 카니발의 노래 리메이크 한 인순이의 '거위의 꿈'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대답 : "워낙에 오래전 노래인데다 그걸 다른 리메이크가 아니고 자기의 삶을 다 담아서 불렀기 때문에 국민가요가 된 거잖아요. 다른 선배님이 불렀을 때 그렇게 될 수 없죠. 그저 놀라워요. 개인적으로 고맙다는 표현을 써도 될 만큼. 내가 쓴 곡이 이렇게 될 수도 있구나. 1997년에 기껏해야 수험생들에게 힘이 됐던 노래가 이제는 전국 방방곡곡 힘들어하는 국민을 대상으로 들려지고 있다는 사실이 대단하죠. 1)

질문: 버클리에서 영화음악을 전공했는데 왜 안하는지
대답 : "언젠가 하겠죠. 꼭 해보고 싶은 장르에요. 그동안 안 한 건 타이밍이 잘 안 맞았어요. 영화계에서 저는 너무 신인이고, 영화음악은 영화에 필요하는 음악이잖아요. 영화에 절대적으로 복종해야 하는 건데 평생 내 음악을 해온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고요."1)

 

출처 : 레이디 경향


* 씨네 21 인터뷰

질문 : 반면 클래식 음악에는 많은 영향을 받았죠?
대답 : 부모님이 워낙 좋아하셔서 늘 클래식 FM은 틀어두셨어요. 찾아듣기보다 공기처럼 친숙했죠. 그럼에도 저란 사람의 취향은 역시 대중적이다 보니 베토베이나 모차르트 같은 고전기 작곡가보다 라흐마니노프, 차이코프스키 같은 낭만파 작곡가들을 선호했어요. 고3 가장 힘든 시기에 정경화 선생임이 연주가 엘가의 <사랑의 인사> CD를 몇 천 번씩 돌려 들었어요. 부모님이 나이 들면 취향이 달라질 거라고 하셨는데 그 말씀도 맞아요. 예전에는 딱딱하고 틀에 갇힌 것만 같았던 음악의 아름다움을 지금은 이해해요. 예를 들어 브람스. 2)

질문 : 노래하는 가수가 배우보다 더 능청스러운 것 아닌가?(질문변형)
대답 : 바로 그 점인데요. 제가 행사를 못하는 이유가 불특정 다수 청중 앞에서 공연하는 일이 겁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해서거든요. 그분들은 제가 누군지 알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고, 좋아할 수도 있고 안 좋아할 수도 있잖아요. 들을 준비가 충분히 안된 청중 앞에서 노래하는 일은 큰 부담이에요. TV도 같은 이유에서 마찬가지고요. 반면 콘서트에 오신 분들은 티켓 갑을 치른 만큼 기본적 관심의 토대가 있고 저는 그분들이 후회하지 않을 만큼 최선을 다해서 좋은 시간이었다고 웃으면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면 되잖아요. 2)

질문 : 콘서트에서 관객을 즐겁게 하려는 시도도 하나요?
대답 : (중략)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공연을 할 수는 없어요. 대신 제 스타일의 공연을 보고 싶은 분만큼은 책임지겠다는 태도는 있어요. 스스로 곡을 쓰고 음반 내용을 기획해 끌고 가는 입장이다 보니 어느 순간 대중음악가는 대중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지만 대중에게 맞춰가느냐 이끌어가느냐는 매우 다른 문제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전 후자를 원한다는 결론에 이르렀어요. 시간이 흐르다 보면 김동률이라는 '피리 부는 사나이'를 뒤따라오던 사람들의 행렬이 짧아질 수는 있지만 그래도 그들이 지금 내가 어디로 가기 위해 이 음악인을 따라가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진두지휘'하고 싶은 바람이 있어요. "저번에 우리 갔던 데 좋았죠? 이번에는 이런 데로 데려갈 테니 믿어주세요" 하는 거죠. 어쩌면 굉장히 큰 욕심일 수도 있겠지만. 2)

 


* 레이디 경향 인터뷰 (5집 인터뷰)

질문: 이번 앨범은 비워냈다는 느낌이 커요. 그게 더 어렵지는 않았나요? 항상 욕심을 채우고 이것저것 덧붙이는 것보다 담백해지는 게 더 어렵잖아요.
대답 : 소설과 수필의 비유가 가장 적합한 것 같아요. "에세이를 쓰고 싶었는데, 그게 더 어려웠어요." 그런 얘기는 아니고, 비웠지만 가볍게 날린 음악은 아니라는 의미로 "어렵다"는 말을 했어요. 4집 <토로>는 그랬어요. 뮤지션으로서 유학도 다녀왔고, 발라드를 하는 사람으로서 "여기까지는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과시욕도 있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치열했던 거죠. 이번 앨범은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지난 3년의 삶도 그렇고, 음악도 단순해지고, 소박해졌죠. 수필처럼요. 편곡을 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채우는 음악보다 단순한 음악들이 어려운 면도 있더라,라는 얘기였어요. 3)

질문 : 오케스트라 편곡을 컴퓨터로 하나하나 다 찍으셨다면서요. 악보를요
대답 : 그건 런던에서 녹음해서 그래요. 런던 필하모닉이랑 같이 녹음했을 때요. 거기는 1초 1초가 정말 돈이에요. 너무 비싸니까, 이래서는 안 되지만 시침이 움직일 때 천 원 2천 원이 나간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근데 악보가 완벽하면 두세 번 연주하면 바로 끝나요. 연주를 굉장히 잘하니까. 그때 완벽한 악보 만드는 버릇을 들였어요. 그렇게 해놓으면 편하거든요. 수정도 편하고, 공연 다시 할 때도 꺼내서 고치면 되고, 얼마든지 프린트할 수 있고, 연습할 때 보통 가수들은 "악보 만들어와~" 하고 시디 나눠주곤 하는데, 저는 모든 악보를 다 프린트해서 그 자리에서 파일로 만들어서 나눠줬거든요. 코드도 막 텐션 하나까지 딱 이렇게 연주해야 한다는 지시를 명확하게 적어서 주니까 애들이 표정이 어두운 거예요. 겁을 먹어서, 저는 그것도 모르고 "왜 악보가 이상해?" 그랬죠. (웃음). 그 애들 중 한 명이 한 얘기가 아닐까? 3)

질문: 노후 계획까지는 아니더라도, 앞으로 하고 싶은 게 있을 것 같아요.
대답 : 그런 그림은 없어요. 어릴 때 서른 가지만 계획을 세웠어요. 그 이후는 계획 세운 적 없어요. 왜인지는 모르겠어요. 그걸 30대 안에 이룰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사실 다 이뤘어요. 남은 인생은 덤 같은 기분도 들어요. 제 카레에서 저는 사실 내리막인 거잖아요. 제가 누실 수 있는 정상은 다 누렸다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니 남들이 50대, 60대에 했던 생각을 지금 하는 부분도 있어요. 당장 먹고살 걱정은 없고, 어쨌든 일을 계속할 수 있으니까요. 만족도와 대가는 낮아질 수도 있겠지만. '이 뮤지션은 이렇게 살았다더라. 내가 살아보고 싶지는 않지만 재밌었을 것 같아' 그런 인생을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3)

김동률의 앨범이 나올 때면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나 궁금해집니다. 그 사이 그가 겪은 삶의 변화가 앨범에 오로지 담긴다고 생각하거든요.그래서 노래를 들을 때면 가사에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노래의 인물은 어떤 감정일까 상상하게 되죠.  진두진휘하는 가수로 오랫동안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응원합니다. 김동률 가수님


<기사 원문 출처>
1. 김동률인터뷰 / 염희진기자 / 동아일보 / 2009-09-25
2."예민한 사춘기에 팝을 안 들었어요." / 글 김혜리 사진 손홍주/ 씨네 21 / 2012-03-19
3. 빈자리를 채운 자유 김동률 / 기획 장회정, 정우성기자  글 정우성기자 사진제공 뮤직팜 / 2008-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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