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꾼 도시 처녀들
미깡 글, 그림/ 예담
간밤에 흥이 엄청난 숙취로 돌아왔을때 그 숙취를 해결하는 방법은 저마다 다르다. 술국을 먹거나 저마다의 숙취해결음식을 찾지만 이 또한 술똥 배출을 위한 하나의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그 만큼 술똥의 가치는 크며 술똥이 세상밖으로 나가면 술로 인해 생긴 몸안개가 걷히며 평화가 찾아온다. 그러나 나는 이런 중요한 사실은 어느누구에게도 이야기 하지 못했다. 숙취의 비결은 술똥이라고 하면 조롱하듯 볼 시선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술꾼에 의한 술꾼의 이야기인 만큼 이야기에 거리낌이 없다. 이 처녀들은 내 친구들에 빙의한 듯 연신 술을 마시며 살아간다. 어떤 일을 축하하거나 슬퍼하려고 만난것이 아니다. 그녀들의 삶에 술이 자라잡아 서로를 편안히 이어주고 있다.
많은 에피소드 가운데 공감을 불어일으킨 몇개의 에피소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가방을 열어보니 아침에 출근해 가방을 열어보니 술집 메뉴판이 나왔다. " 아아, 민폐인생 계속 이런식으로 살 순 없어. 끊자! 술 끊고 새 삶을 시작하는 거야.!" '사장님 죄송합니다' 메뉴판을 돌려주려 갔다가 끊기는 커녕 한잔의 술을 먹는 일상
누군가는 의지가 약하다 할지 모르지만 술꾼들은 안다. 그 술집으로 다시 들어간 순간 그냥 나오기는 어렵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리고 세사람이 여행을 가도 그 여행이 먹방여행이든 목적이 있는 여행이든 이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차를 가지고 가는 것이 편리한 줄 알지만 그럼 한 사람의 희생이 필요하기 때문에 '걷기여행'으로 계획하는 그녀들 . 그녀들의 걷기에 함께 할 그 지역의 술이 떠오른다. 그리고 안주와 술의 정확한 끝을 바라면서 계속 되는 술과의 밀당 굳이 그걸 맞추겠다는 무한 주문 레이스를 펼치는 그녀들에게 내가 있고 우리가 있다.
그리고 책 말미에 사진과 함께 소개되는 안주들은 서울에 살지 않는 나를 좌절하게 만든다. 왜 서울만 소개하냐고???? 그녀들 안주는 여자들의 먹방과 못지않게 군침도는 안주들로 구성되어 있다. 서울에 가서 술 먹을 일이 있다면 찾아가봐야지 하고 적는 내가 불현듯 놀랍다.
이십대의 후반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세명의 여자가 매일 같이 술을 먹으면서 하는 이야기도 그때는 제법 진지했는데 이제와서 생각해 보니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단지 사람이 좋았고 술이 좋았다는 느낌 뿐이다. 그 당시에도 술값 아끼면 머든 하겠다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지금 생각은 다르다. 그런 추억이 있었기에 그때의 청춘이 오로지 빛났다. 계속되는 그녀들의 우정이 부러우면서 그렇게 삶에 어느 한 부분이 편안한 조각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그녀들이야 말로 풍성한 삶을 살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술꾼의/ 술꾼에 의한/ 술꾼을 위한 /본격음주 일상 툰 <술도녀>
* 초록색 글씨는 본문 내용의 일부임을 알려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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