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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술     

              정영희 소설 / 이룸

 

<책소개>

1986년〈동서문학〉신인상으로 문단에 나온 작가의 소설집. 이 책은 표제작『낮술』을 비롯하여 10편의 단편소설로 엮어진 것으로 좌절당한 여성들의 반란과 사회적 억압이 여성에게 내린 형벌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교보문고 제공)

 

 

 

<바다개미 후기>

 

봄꽃은 잎을 만나기 전에 폈다가 장렬하게 진단다. 저 벚꽃을 바라. 꽃이 몽땅 지고 나야 잎이 나온 데이. 대신 가을 꽃은 잎이 나고 난 후에 피지. 

 

외롭다고 생각하지 마라. 삶에 의연하게 맞서라

  

사람이 '누군가를 안다'고 생각하는게 얼마나 공허한 것인가. 무지개를 잡을 수 있다는 것과 같을지도 모른다.  

 

치자 물에 푹 담가 썩은 내가 날 정도로 몇날 며칠이고 뒀다가. 짙은 치자 빛이 우러나면 그 물을 따라 백반을 넣고 팔팔 끓인다. 그 끊는 물에 가공이 안 된 생지, 말하자면 삼베나 무명을 넣고 삼는다. 그러면 노란색 물이 든다.

 

아무런 승산 없는 짓을 일생을 걸고 하고 있는 자신이 어느날 문득 소름 끼치게 낯설었다.  

 

지가 하고 싶은 일을 하미 사는 기 성공이다. 포기하지 않으면 실패도 읎는기라 그런 의미라 카마니는 성공한 거 아이가. 어머니는 마치 답을 준비한 사람처럼 거침이 없다.  

 

-행님, 어제 별 안 닦았심니꺼?

-왜?

-먼지가 꽉 낏네예

-네가 닦아야지

-어제 별 닦는 당번은 행님 아임니꺼

-그랬나. 내 깜빡 까먹고 별을 못 닦았네. 

 

"....뻐꾸기는 말이다. 자기 어미 품에서 태어나는 것이 아니고 붉은머리오목눈이라는 새의 둥지에서 오목눈이 어미 새의 품 안에서 새끼로 태어난단다. 근데 갓 태어난 뻐꾸기 새끼는 아직 눈도 뜨기 전에 같은 둥지에 있던 오목눈이 새의 알과 새끼를 밖으로 밀어내 버리지. 그리고 오목눈이 어미 새가 물어다 주는 먹이를 먹고 자란단다. 갓 태어난 핏덩이가 혼신의 힘으로 남의 일과 새끼를 땅에 떨어뜨려 죽이는 그 잔혹한 행위를 상상해봐. 그러면서 그 울음소리는 저 혼자 한 맺힌듯 울지 않니, 그 가증스러움이라니......자연의 법칙은 때론 불가사의한단다." 

 

재래식 검은 구멍 아래서 선뜩한 바람이 올라와 엉덩이를 쓱 햛고 지나간다. 

 

다람쥐 꼬리에 털이 풍성한 놈은 수컷이고, 이쁜이처럼 꼬리에 털이 빈약한 것은 암컷이지.

 

진실은 어떤 일이 있어도 끝까지 캐고 밝혀야 한다는 소신이나 신념에 사로잡히는 기자. 근성이 아니라, 기사 하나 제대로 깔끔하게 작성하지 못하는 주제에 권리부터 찾으려는데 그 성질을 부렸다.

 

 

<총론>

장영희는 여자의 사랑, 의무 그리고 낮술에 대한 심리적인 접근이 눈에 띤다.

이 책속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은 낮술이라는 제목처럼 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얻는 인공적인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는 곧 이 사람들이 추억을 통해 현실이 아닌 인공적인 상태로 들어감을 말한다.

 

굵은 글씨는 본문의 내용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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