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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소나타
시인 신현정
시집 <자전거 도둑> 중에서
가을 밤을 앉아 있는
그녀의 목덜미가 하도 눈부시게 희어서
귀뚜라미가 사는 거 같아서
달빛들이 사는 것 같아서
손톱들이 우는 것 같아서
그녀의 등 뒤로
실그머니 돌아가서
오오 목덜미에
단 한 번의
서늘한 키스를 하고
아 그 밤으로
그대로 달아난 나여.
<바다개미 후기>
좋아하는 마음을 고백하려고 생각에 생각을 더하다가 내뱉을 단어를 선별하고 선별하다 안되어서 글로 쓰고 지우고 반복하다 한 마디 못하고 가는 마음. 지금도 있을 까요? 한 글자 한마디 망설이다가 목덜이에 입맞추고 달아나는 모습이 조심스럽고 설레게 느껴집니다.
* 해당 시 저작권은 시인에게 있습니다.
* 저작권 문제시 바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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