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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생활 백서

                       박주영 장편소설/ 민음사

<책소개>

2006년 제30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책과 사람, 그리고 영화와 인생을 이야기한 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타인에 대한 탐험과 소유에 관한 철학적 사유를,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하고 있다.

책 읽을 시간을 뺏기고 싶지 않아서 일하기 싫은 자발적 백수인 나, 서연은 '책 읽는 여자'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한다. 아버지의 집 한구석에서 소리 없이 기생하며 행복해하는 독자인 나는 절판된 책을 소유하고 싶어 인터넷을 통해 책을 팔기로 한 남자와 접선한다.

그는 옛사랑의 그림자를 떠나보내기 위해 여자의 책을 처분함으로써 자신의 기억을 팔아버리려 한다. 나는 어리고 돈은 없고 시간만 많았던 시절, 그래서 가지고 싶었으나 다만 빌려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던 책들을 넘겨받는 조건으로 남자의 '실연 복수극'에 동참하기로 결심하는데

 

 

<바다개미 후기>

 

기억은 왜곡된다. 가장 충격적인 장면이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그 기억의 진실을 오염시킨다. 시간이 지나면서 번지고 옮겨지고 다른 식으로 조합되는 기억들  

 

기억이란 객관적이지 않다. 다수가 겪은 일이라고 하더라도 약간씩은 자신만의 판단과 기억으로 재편되어 삶에 스며든다.

 

죽을 만큼 열심히 하면 뭔가 이룰 수 있을까 . 그렇다면 그러고 싶다. 내 인생을 가치 있는 것으로 내 존재를 사랑 받을 만한 것으로 만들고 싶어

 

백수만큼 열심히 내적 에너지를 가진 사람은 없다고 본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먹고 노는 백수라고 욕할진  모르지만 그들은 자신이 열심히 하면 세상을 바꿀수 있는다는 믿음을 가진 긍정주의자임을 틀림 없다.

 

언젠가 책에서 읽었는데 너처럼 큰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사람이 요한 정서 상태가 된다고 하더라. 그 책의 저자는 그것을 충만함의 우울이라고 표현 했었지. 불행스럽게도 난 그것이 어떤 건지 잘 모르지만 충만함의 우울, 아름답고, 어감이 좋은 말이다. 요셉이 말했던 '생기 부족증'보다는 인간적인 면이 더 느껴진다.  

 

"언니....그런 얘기 알아? 한 사람이 아홉 번의 인생을 윤회하면서 태어날 때마다 한 번씩 하늘이 맺어준 운명의 사람과 만난대. 그냥 스쳐 갈수도 있고, 어쩔땐 조금 만나다가 슬프게 헤어지기도 하고, 그러다가 아홉 번 중의 한번 꼭 사랑을 이룬대. 그런 사람을 소울메이트라고 한 대.

그런데, 신기한 건. 그 이루어질 때의 한 눈에 상대가 소울메이트라는 걸 느낀대" 

 

사랑에도 유행이 있다. 아가페적인 사랑. 소울 메이트 등 유행을 타고 흐른다. 지금은 조건적인 사랑이 우세인 세상에 살고 있다. 그러나 좌절할 건 없다. 유행을 돌고 도는 법이니까. 소울메이트 특별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하는 사랑 중에 하나 일뿐이다.

 

그러나 그렇게 미치는 것만으로 인생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해결되지 않으면 어떤가. 그냥 그렇게 살면 되는 거지. 지나칠 정도로 푹 빠지다 보면 망각하게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 어처구니 없는 가장 비관적인 상황에서도 나를 살아 있게 할 것이다.

 

절망은 한다는 건 아직 현실이 딛고  서 있을 만하다는 게 아닐까. 사람이 위대한 이유는 현실이 자포자기 상태에 이르면 절망 보다 내일의 밥을 걱정한다는 것이다. 정신 없이 허우적대는 것  먹는 밥 한숟가락이  나를 살게 한다.

 

이제 내 삶은 아주 명백해졌어. 작가가 되거나 , 그렇지 않거나, 둘 중의 하나야. 다른 건 없어 난 요즘 절망과 싸우는 투사가 된것 같아.

 

어릴때 꿈에 대한 확신이 있었을때 나의 삶의 위의 문장처럼 명백했다. 꿈을 이루거나 평범하거나 그러나 살아보니 양분된 삶은 없었고 평범이라는 말은 아무곳에나 쓰는 말이 아니였다.

 

옛날에 글을 짓는 사람은 글에 능한 것을 '좋은 글'로 여긴 것이 아니라, 쓰지 않을 수 없어 쓴 글을 '좋은 글'로 생각했대. 산천의 구름과 안개, 초목의 꽃과 열매도 충만하고 울창하게 되어야 밖으로 드러나듯이, 마음 속 생각이 충만하면 글은 저절로 써진다고 

 

생각이 충만할 때 열매를 맺듯이 글이 써진다고 한다.  사람이 일을 함에 있어 결과가 열매 열리듯 나와야 운으로 얻은 것이 아니오. 나의 노력의 결실이다. 그러나 이런 열매는 맺는다는 건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기도 하며 수도승과 같은 길고 긴 인내를 가진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나한테는 이미 익숙해진 읽기와 이해의 방식이 있다. 책을 읽듯 사람을 읽는다. 그는 한번 읽는 걸로는 충분하지 않는 책이다. 처음 읽으면 이야기가 보이고, 두 번 읽으면 인물이 살아나고? 세 번 읽으면 배경이 느려지고, 네 번 읽으면 움직임이 읽히고, 다섯 번 읽으면 낱말 하나하나가 다르게 다가와서 세월을 두고두고 읽어야만 하는 책

 

책을 이렇게 좋아하고 입체적으로 읽을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은 책은 물론 컨텐츠를 만들어 내는데 능한 사람일 것이다.

 

<총론>

이 책을 읽은 지가 몇년이 지나서 줄거리는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소설도 구절에 집착하며 읽는 유형이다 보니 독서노트도 구절만이 적혀 있다.

이 소설은 책 속의 책들 이야기. 이 사람은 정말 책을 좋아하는 사람 같다.

읽는 것을 좋아하는 이가 쓰는 것에 까지  재미를 느꼈다고 하니 얼마나 책을 좋아하는 것인가.

책속의 등장 인물처럼 책을 읽는 사람이 있다면 나중에 책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

그 대화속의 인물들이 살아있는 것처럼 이야기를 나눌수 있을 것 같다.

 

굵은 글씨는 본문의 내용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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