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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은 왜 짠가

저자
함민복 지음
출판사
책이있는풍경 | 2014-02-19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새롭게 펴낸 함민복 시인의 대표 산문집 [눈물은 왜 짠가]함민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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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은 왜 짠가

함민복 저 / 이레

 

<눈물은 왜 짠가> 작가 함민복은 가난과 밥이라는 소재로  감동적인 시를 쓰는 작가이다.

그는 가난했다. 그렇기에 밥은 그가 해결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였다. 그런 숙제를 작가는 소박하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낸다. 시가 함축적으로 그의 시선을 풀어낸다면 산문집은 글로 좀 더 친절하게 그의 시선을 들어낸다.

 

사람 그리워 당신을 품에 안았더니

당신의 심장은 나의 오른쪽 가슴에서 뛰고

끝내 심장을 포갤수 없는

우리 선천성 그리움이여

하늘과 땅 사이를

날아오르는 새떼여

내려치는 번개여

 

누군가를 품에 안을때 우린 따뜻하지만 애틋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 애틋함의 원천은 어쩌면 시인의 말대로 포갤수 없는 심장에 대한 우리가 가진 선천성 그리움일지도 모르겠다. 우린 가까이 하면서도 더 가까운 사이를 꿈꾸는 사람이다.

 

"집이 있어야 장가를 가죠"

"얘, 저 까치를 좀 봐라. 저렇게 둘이 같이 집을 짓고 있지 않냐, 너처럼 고행하며 산 여자 하나 만나면 되지."

"그럼 - 나 까치하고 같이 살면 안 될까?"

 

내가 알기론 함민복 시인이 이 글을 쓸 당시만 해도 어머니와 자신 뿐이였지만 지금은 결혼해서 살고 있다고 알고 있다. 시인의 어머니가 말하던 까치를 만났을까. 궁금해진다. 그러나 서로 집을 짓고 집을 고쳐가면서 한평생을 기약하고 살아간다면 그 사람이야 말로 나의 짝이며 나의 까치일것이다.

 

손가락이 열개인것은

어머님 배속에서 몇 달 은혜 입나 기억하려는

태아의 노력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손가락 열개에서  부모님의 은혜를 기억하려는 작가의 마음에서 부모에 대한 자식의 애틋함과 존경이 묻어 난다. 이렇게 함민복 시인은 거창하지 않지만 우리가 보지 못한 곳에서 행복과 의미를 찾는다.

 

내 집에 사람 살아가는 소리 시끌벅적하면 제비도, 시도, 우리집에 내 마음에 자연스럽게 찾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제발 분주하라. 내 삶이여 봄처럼

 

이 구절을 보면서 내 집이 너무 적막하여 사람이 찾아오지 않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지나가던 누군가가 궁금하여 고개를 기울릴 만큼 호기심을 이끄는 우리집 내가 만들어야 할 우리집이며 그 곳에 사람을 들어 함께 집을 이루고 살아가야 할 집의 모습이다. 

 

아래층에서 물 틀면 단수가 되는

좁은 계단을 올라야 하는 전세방에서

만학을 하는 나의 등록금을 위해

사글세방으로 이사를 떠나는 형님네

달그락거리는 밥그릇들

베니어판으로 된 농짝을 리어카로 나르고

집안 형편을 적나라하게 까 보이던 이삿집

가슴이 한참 덜컹거리고 이사가 끝났다.

형은 시장 골목에서 자장면을 시켜주고

쉽게 정리된 살림살이를 정리하러 갔다.

나는 전날 친구들과 깡소주를 마신 대가로

냉수 한 대접으로 조갈증을 풀면서

자장면을 앞에 놓고

 

이상한 중국집 젊은 부부를 보았다

바쁜 점심시간 맞춰 잠 자주는 아기를 고마워하며

젊은 부부는 밀가루, 그 연약한 반죽으로

튼튼한 미래를 꿈꾸듯 명랑하게 전화를 받고

서둘러 배달을 나아갔다.

나는 그 모습이 눈물처럼 아름다워

물배가 부른대도 자장면을 남기기 미안하여

마지막 면발까지 다 먹고나니

 

더부룩하게 배가 불렀다. 살아간다는 게

 

그날 나는 분명 슬픔도 배불렀다.

 

작가가 말하는 눈물나게 슬픈날

자신을 위해 형님네가 더 안좋은 환경을 가진 집으로 이사를 가고

아무것도 할수 없는 자신은 술을 먹고 술취에 시달리던 날

 

중국집에서 아이와 함께 열심히 살아가는 부부의 모습을 보면서

작가는 세상에 대한 힘을 다시 내 본다.

사람이 이처럼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이유는

가족의 힘도 있지만 세상에서 얻는 사람이 힘이 더욱 크지도 모르겠다.

 

함민복 작가는 본문을 소개한 글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소박하게 자신의 삶과 타인의 삶을 들여다본다.

타인의 희망이 자신의 희망이 되는 어쩌면 희망을 옮기고 있는지도 모르는 글쓰기를 하고 있다.

 

녹색글씨는 본문내용의 일부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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