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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시인 류인서
시집 <그는 늘 왼쪽에 앉는다> 중에서..
그여자는 매니큐어 바르기를 좋아한다 올 터진 스타킹 갈라진 손톱 찢어진
나비날개 분홍빛 벌레구멍 솔기끝 어디에든,
손가락만한 매니큐어를 만지작거리며 그 여자는
금간 애인과의 사이를 어떻게 매울까 한동안 훌쩍거린다.
고양이처럼 달랑 의자에 올라앉아 엄지발톱에 톡, 톡, 매니큐어를 바른다
그래 톡, 톡 소리에 귀 기울여 보는 것도 괜찮겠다.
톡톡, 메밀밭 메밀꽃이 하얗게 귀 트이는 소리
톡톡, 호박잎 위에서 배꼽달팽이 발가락 펴는 소리
톡톡톡, 등푸른 오이가 칼날 위를 뛰어가는 소리
톡톡, 끝여름밤 귀뚜라미 망치로 휘어진 철길 두드리는 소리
톡톡, 글자 위를 기어가는 칠점무당벌레 오지탈자 골라내는 소리
톡톡, 소라고둥이 버얼건 폐선 밑바닥에 붙어 심해를 노크하는 소리
이제 울음 그쳤니?
톡톡, 구름이 눈썹창 여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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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오늘의 소리는 무엇인가요?
류인서 시인의 하루는 톡톡으로 소개됩니다.
사람의 시선이 사람을 향할때 그 사람의 행동에서 소리를 찾는 일은 어떤 마음이여야 가능할까요?
마음 속 아무 구름 없이 평화로울때 그 소리를 찾을수 있을까요?
시인의 톡톡을 들으면서 시인이 부러워 집니다.
시인의 따스한 시선과 시심에 그 마음 닮고 싶어 소개합니다.
저작권 문제시 바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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