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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다. 참 다행이다

시인 정다혜

시집 <스피노자의 안경>중에서..

차 끓이다 깜빡 잊고 열어놓은 꿀 병 안으로

개미 한 마리 들어가 한참 퍼덕이더니

간신히 살아 되돌아 나온다. 다행이다

꿀에 취해 정신없이 꿀 속으로 빠져 들어가

개미는 다리 하나 잃고 돌아 나온다

달콤함과 생존 사이에서 그는 다리 하나 잃었다.

속도와 몽상 사이에서 나도 몸의 하나 잃었다.

다리 하나 잃은 개미 꿀을 등에 지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다. 개미는 남은 다리로

나머지 생을 살아갈 것이다.

그가 잃어버린 다리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상처에서 슬픔이 되고, 슬픔에서 추억이 될 것이다.

달콤함은 누구에게나 유혹이고

꿀병 속 같은 유혹 단 한번이면 족하다.

다시 달콤함에 걸려들지 않으려고

나는 남은 눈으로 개미를 지켜보고 있다.

다행이다. 참 다행이다 중얼거리며

 

<바다개미 추천>

 

누군가의 삶을 지켜보면서 나와 비교한다는건

공감을 얻으려는 약한 마음에 대한 토닥임이 아닐까하고 생각해 봅니다.

꿀병으로 들어간 개미를 보면서 다리는 잃었지만

살아있음에 안도하는 시 속에 사람은

개미에게서 무언가의 유혹에 흔들린 자신을 본것이 아닐까요?

다행이라는  속삭임이 자신에게 하는 소리는 아닐지.

이 시를 보면서 오늘의 유혹에 나를 지킨 나를 토닥여 봅니다.

 

저작권 문제시 바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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