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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녹
시인 이정록
시집 <가슴이 시리다>
고목이 쓰러진 뒤에
보았다. 까치집 속에
옷걸이가 박혀 있었다
빨래집게 같은 까치의 부리가
바람을 가르며 끌어올렸으리라
그 어떤 옷걸이가 새와 함께
하늘을 날아봤겠는가, 어미새 저도
새끼들의 외투나 털목도리를 걸어놓고 싶었을까
까치 알의 두근거림과 새끼 까치들의
배고픔을 밭들어 모셨을 옷걸이
까치 똥을 그을음처럼 여미며
구들장으로 살아가고 싶었을까
아니면, 둥우리 속 마른 나뭇가리를
닮아보고 싶었을까
한밫 녹이 슬고 있었다
혹시, 철사 옷걸이는
털실을 꿈꾸고 있었던 게 아닐까
--------------
이정록 시인의 시선은 언제 봐도 따뜻합니다.
까치 둥지에 있는 옷걸이에서 옷걸이가 하늘을 나는 상상을 하고
옷걸이의 녹이 털실이라고 이야기 하는 시인입니다.
시선은 이처럼 보는 자의 마음에 따라 볼수 있는 건 무한합니다. .
아름다운 녹에서 털실을 말하는 시인에게선 따뜻할 까치 새끼들의 모습까지 보입니다.
추운 겨울 당신은 어떤 곳에서 따뜻함을 보았습니까?
저작권 문제시 바로 삭제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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