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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말할까요
시인 이병률
책 <바다는 잘 있습니다> 중에서
우리는, 우리는 왜 그렇게 말할까요
그렇게 말한 후에 그렇게 끝이었다죠
그 말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알 길이 없으니
절대 겹치거나 포개놓을 수 없는 해일이었다지요
우리는 왜 그렇게 들어놓고도
그 말이 어떤 말인지를 알지 못해 애태울까요
왜 말은
마음에 남지 않으면
신체 부위 어디를 떠돌다
두고두고 딱지가 되려는 걸까요
왜 스스로에게 이토록 말을 베껴놓고는 뒤척이다
밤을 뒤집다 못해 스스로의 냄새나 오래 맡고 있는가요
잘게 씹어 뼈에 도달하게 하느라
말들은 그리도 억센가요
돌아볼 일을 만드느라 불러들이는 말인가요.
대체 그 말들은 어찌어찌하여
내 속살에다
바늘과 실로 꿰매 붙여 남겨놓는단 말인가요.
<바다개미 후기>
간혹 어떤 말들은 내가 했든 남이 했든 딱지가 되어 나에게 머무는 경우를 느낍니다
횟수로 생각하자면 하지 않아 후회하는 말보다 하고 나서 후회하는 말이 많지만 이는 횟수로 생각할 일이 아니지 싶습니다.
다정한 말을 자주하고 날카로운 말을 빈도를 줄어서 더 날카롭게 상황에 맞는 단어로 딱지를 만들지 말아야겠습니다
* 해당 시의 저작권은 시인에게 있습니다.
* 저작권 문제시 바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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